삼성그룹 국내 대기업 시총 1위 유지…롯데 19위로 추락

입력 2025-01-29 12:00:00

SK그룹 하이닉스 HBM 호실적이 2위 탈환
배터리 업계 부진 LG그룹 3위로 내려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삼성그룹이 지난해 국내 대기업그룹 시가총액 순위 1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삼성그룹의 시총 규모는 5년 만에 최소 수준으로 반도체 경쟁력에 비상이 걸린 삼성전자의 부진이 여파가 큰 상황이다.

조선·방산업 호황 효과를 누린 HD현대그룹과 한화그룹의 순위가 급등했다. 이에 반해 불과 3년 전 재계 10위였던 롯데그룹은 유동성 위기로 19위로 순위가 밀렸다.

29일 한국거래소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 그룹사의 시총(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상장사 및 우선주 포함) 변화를 집계한 결과, 삼성그룹 시총은 지난해 말 기준 543조3천330억원으로 전년 709조6천920억원에 비해 23.44% 감소했다.

국내 대기업그룹 1위 자리는 여전히 확고했으나, 시총 규모는 2019년 514조1천120억원 이후 최소치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주가가 32.23% 하락한 삼성전자의 부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이 지연되고 있다. 또 범용 메모리 경쟁 심화 및 가격 하락,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 침체까지 복합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의 시가총액은 전년 대비 12.81% 증가한 202조7천280억원으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2021년 이후 3년 만에 2위 자리를 되찾았다. HBM 경쟁력에서 독보적 우위를 확보한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주가가 22.90% 급등하며 시총 상승을 견인했다.

LG그룹의 경우,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그룹 시총이 144조6천460억원으로 23.88% 감소해 3위로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은 0.90% 증가한 시총 141조6천520억원으로 4위를 유지했다.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전환이 성과를 거두면서 호실적을 기록했다.

5위는 123.93%의 증가율로 시총 76조8천400억원을 기록한 HD현대그룹이 차지했다. 계열사인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과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전년도 10위에서 5계단이나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어 셀트리온그룹(43조610억원), 포스코그룹(42조5천억원), 한화그룹(41조4천640억원), 카카오그룹(35조420억원), 네이버그룹(31조5천130억원)이 10위권에 포함됐다.

한화그룹은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조선 및 우주항공 계열사의 강세 속에 순위가 11위에서 8위로 3계단 상승했다.

한편, 2021년 기준 10위였던 롯데그룹(13조770억원)은 2022년 11위, 2023년 12위에 이어 지난해 19위까지 순위가 급락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유동성 우려가 제기된 끝에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고 저수익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