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포된 북한군 `사랑 영화 틀어달라…한국어 영화로`

우크라이나군, 생포 북한군 과정 보도
"수류탄 소지, 식량으로 소시지 지녀"
"붙잡자 강하게 저항, 기둥에 머리 박기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북한군 생포 당시와 이후 생활상에 대해 전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우크라이나군 제95공수여단 공수부대원들이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영상을 인용해 부상을 입은 채 쓰러진 북한군을 생포하게 된 과정을 보도했다.

호출부호 '그랜드파더'라는 공수부대원은 북한군에 대해 "처음엔 우크라이나군 병사라고 생각했지만 외모가 달랐고 그가 러시아어와 영어, 우크라이나어로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병사는 수류탄과 칼 같은 무기를 소지했고 식량으로 소시지를 지니고 있었다.

공수부대원이 이 북한군을 붙잡아 차로 데려가려고 하자 그는 강하게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부대원은 "북한군을 도로로 데려가던 중 그가 갑자기 기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 하지만 그는 부상을 입은 뒤에도 엎드리지 않고 등을 대고 넘어졌다"며 "우리가 다가오도록 유도하려는 속임수였던 것 같다. 아마 우리 무기를 빼앗아 무언가를 하려던 것 같다"고 전했다.

95공수여단 설명에 따르면 북한군은 생포 이후 우크라이나군에게서 의료와 식량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게 "사랑 이야기가 담긴 영화를 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한국어 영화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우크라이군은 러시아 쿠르스크 전장에서 북한군 병사들을 타격하고, 이들의 시신에서 유전자 샘플을 채취해 데이터베스화하고 있다.

이날 우크라이나 특수작전부대는 텔레그램을 통해 1분 51초 분량의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이들은 공격을 받고 숲속 여기저기 누워있는 북한군 시신에 다가가 면봉으로 타액을 채취하거나, 시신 머리카락을 잘라 챙기거나, 시체가 지니고 있던 종이 뭉치 등을 회수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 병사 2명을 생포했다며 이들의 얼굴을 공개했다. 생포된 북한군은 20세 소총수와 26세 저격수로 이들은 현재 키이우의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에 구금된 상태다.

두 명 모두 부상을 입어 현재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