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2.0' 선포…두 번째 임기 시작

입력 2025-01-21 17:59:55 수정 2025-01-21 20:08:52

20일 취임식 뒤 두 번째 임기 시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두 번째 대통령 임기 취임식에서 여섯 번째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두 번째 대통령 임기 취임식에서 여섯 번째 행정 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년 만에 미국 대통령직에 복귀했다. 취임 첫날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불러 한국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DC의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중앙 원형홀)에서 취임식을 갖고 제47대 대통령으로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미국의 황금시대는 이제 시작된다"고 선언한 뒤 "나는 트럼프 행정부 임기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우 단순히,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며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를 국정의 모토로 내세웠다.

아울러 "세계에서 본 적 없는 가장 강력한 군대를 건설할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성공을 우리가 승리한 전투뿐만 아니라 우리가 끝낸 전쟁, 가장 중요하게는 우리가 시작하지 않은 전쟁에 의해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대외 군사개입을 자제하는 '트럼프판 신고립주의'를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및 국내 정책 면에서도 전임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대거 뒤집으며 미국 우선주의를 선명하게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법이민자 유입차단 및 국외추방과 관련한 행정명령을 포함해 40개가 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 기후변화 협정 재탈퇴 ▷쿠바 테러지원국 명단 제외 ▷연방 사형제도 복원 등 바이든 정부에서 나온 78개의 행정조치를 취소했다.

'전기차 의무화' 정책도 폐기를 선언했다. 국내 자동차·배터리 업계에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전망이다.

2021년 1월 6일 의회 난입 사태 관계자 1천500여 명을 사면하고, 14명을 감형했다.

국제 문제에 대해서는 구체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에 대해서도 "중국이 파나마운하를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해 논란을 자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그는(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보유국)다. 우리는 잘 지냈다. 내가 돌아온 것을 그가 반기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핵 군축이나 핵 동결 등 이른바 '스몰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즉각 북한 비핵화 정책의 유지를 강조하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윤용희 경북대 명예교수(정치외교학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지칭한 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 내에 전술핵 재배치와 독자 핵무장 주장 등이 나올 수 있다. 앞으로 방위비 문제를 재협상하면서 핵 능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미원자력협정 개정 등을 통해 초보적인 핵 무장 개발 기술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