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핫플레이스]알려지지 않은 경산의 속살 '경산 5경'

입력 2025-01-23 14:30:00

갓바위는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소원의 명소로 유명하다.입시 철에는 줄을 서서 등산로를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갓바위는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소원의 명소로 유명하다.입시 철에는 줄을 서서 등산로를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경북 경산의 관광 명소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명소가 없는 게 아니라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아서다. 복지 예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경산시의 재정상 관광 홍보 예산을 넉넉히 챙길 여유가 없는 게 현실이다. 경북 내에서도 문화관광 예산은 수년간 최하위다.

하지만 속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경산시만큼 문화유산을 풍족히 갖고 있는 곳도 드물다. '삼성현'(三聖賢)으로 불리는 훌륭한 선조들이 살았고, 아름다운 대형 저수지로 인해 흉작도 없었으며, 소원을 들어준다는 갓바위는 입장객이 서울 주요 사찰의 수백 배에 이른다.

경산 시민들은 2년 전 시가 주최한 '자랑스러운 경산시 5경 선정' 작업에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우리만 보고 느끼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명소가 많다"는 게 시민들의 중론이다. 대중이 몰라서 시민들이 그토록 안타까워하는 경산의 속살, '경산 5경'이다.

갓바위는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소원의 명소로 유명하다.입시 철에는 줄을 서서 등산로를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갓바위는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소원의 명소로 유명하다.입시 철에는 줄을 서서 등산로를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갓바위

경북 경산시 와촌면 갓바위로 681-55. 주차장에서 40분을 올라야만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평소에도 사람 많기로 유명하지만, 입시 철에는 줄을 서서 등산로를 걸어야만 도달할 수 있는 곳이다. 간절히 기도하면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는 소원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전국의 차량 내비게이션 빅데이터 분석 결과 경산에서 제일 많이 찾는 곳이 바로 갓바위다. 다만 이곳이 팔공산에 있어, 외지인은 '팔공산 갓바위'로 부르고 행정 구역상 경산에 위치한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는 팔공산 관봉석조 여래좌상(보물 제431호)이 있다. 팔공산 관봉에 있는 높이 약6m의 석조여래좌불로 머리 위에 자연 판석을 쓰고 있어 '갓바위 부처'라고도 불린다. 한 가지 소원은 이루어진다는 전설의 유래가 이 불상에서 나왔다.

경산의 대표 축제인 '소원성취'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다. 갓바위 주변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어울려 정성껏 빌면 한 가지 소원을 성취할 수 있다는 대형 이벤트는 매년 6월에 갓바위 공영주차장에서 열린다.

자인 계정숲에선 매년 6월경
자인 계정숲에선 매년 6월경 '경산자인 단오제'가 열린다.천연 숲을 찾아 마음이 평온해지는 힐링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힐링의 명소 자인 계정숲

천연 숲을 찾아 마음이 평온해지는 힐링을 하고 싶다면 자인 계정숲은 반드시 방문해야 한다. 경북 경산시 자인면 계정길 68에 위치한 이곳은 평지에 가까운 숲으로 우거져 있어 이동 간 수고를 덜어 줄 뿐 아니라 고요한 가운데 저절로 명상이 유도되는 지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이곳은 굴참나무, 이팝나무, 참느릅나무 등 명상에 도움 되는 나무들이 주 서식지로 자리하고 있다.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어, 계절별 온도 차이를 최소화 한다.

자인 계정숲에선 매년 6월경 '경산자인 단오제'가 열린다. 자인지역에서 신라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자인단오제는 왜구로부터 지역을 지켜낸 한(韓) 장군과 오누이를 기리는 행사다. 한 장군은 9세기 전후 왜구들이 자인의 도천산에 성을 쌓고 살면서 주민들을 괴롭히자 누이와 함께 꽃 관을 쓰고 춤을 추면서 유인해 섬멸한 인물로 전해진다. 당시 한 장군이 여장을 하고 추었던 춤을 여원무 혹은 한 장군놀이라고 한다. 단오제는 경산시 대형 축제로 발전했으며 국가 무형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삼성현(三聖賢)역사문화공원은 한국 불교의 대중화를 이끈 원효대사,이두(吏讀)를 집대성한 설총 선생,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선사 등 세 성현을 뜻을 전승하기 위해 개관했다.
삼성현(三聖賢)역사문화공원은 한국 불교의 대중화를 이끈 원효대사,이두(吏讀)를 집대성한 설총 선생,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선사 등 세 성현을 뜻을 전승하기 위해 개관했다.
삼성현(三聖賢)역사문화공원은 한국 불교의 대중화를 이끈 원효대사,이두(吏讀)를 집대성한 설총 선생,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선사 등 세 성현을 뜻을 전승하기 위해 개관했다.
삼성현(三聖賢)역사문화공원은 한국 불교의 대중화를 이끈 원효대사,이두(吏讀)를 집대성한 설총 선생, 삼국유사를 저술한 일연선사 등 세 성현을 뜻을 전승하기 위해 개관했다.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삼성현(三聖賢)은 한국 불교의 대중화를 이끌고 많은 양의 저술 활동을 통해 동아시아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원효대사, 한국 유학의 종주로 추앙받으며 이두(吏讀)를 집대성한 설총 선생 그리고 역사, 신화, 향가 등 한국학 연구의 보고(寶庫)인 삼국유사를 저술한 고려 시대의 국사(國師) 일연선사를 일컫는다. 세 명 모두 경산에서 탄생하고 역사적 근원을 두고 있다.

삼성현역사문화공원은 세 분 성현의 훌륭한 정신과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꾸민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체험 공간인 동시에 도심 속 생활에 지친 시민들에게 휴식을 선사하기 위해 조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세분 성현의 업적과 사상을 조사·연구·전승하기 위해 2015년 4월 30일에 개관했다.

삼성현에 대한 자료를 상설 전시하고 있는 이곳은 매년 특별한 주제의 기획전시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문화관 건물 옆에는 원효대사 깨달음 체험장이 있어 원효의 정신을 디지털 미디어로 체험하며 즐길 수 있다. 레일썰매장, 경산국제클라이밍장, VR체험관, 국궁장과 같은 시설도 있어 체력 증진과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역사·체험과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함께 어우러진 교육과 휴식을 위한 명소로서 시민들의 대표 관광지 중 하나로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나아가 경산 시민들의 문화 의식을 고취하는 한편 삼성현의 숭고한 정신적 가치를 널리 알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반곡지는 300년 수령의 오래된 버드나무들이 심겨 있어 사진 촬영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나뭇가지가 물에 비친 모습은 제각각 매력을 뽐내듯 여러 색깔로 반영된다.
반곡지는 300년 수령의 오래된 버드나무들이 심겨 있어 사진 촬영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나뭇가지가 물에 비친 모습은 제각각 매력을 뽐내듯 여러 색깔로 반영된다.
반곡지는 300년 수령의 오래된 버드나무들이 심겨 있어 사진 촬영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나뭇가지가 물에 비친 모습은 제각각 매력을 뽐내듯 여러 색깔로 반영된다.
반곡지는 300년 수령의 오래된 버드나무들이 심겨 있어 사진 촬영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나뭇가지가 물에 비친 모습은 제각각 매력을 뽐내듯 여러 색깔로 반영된다.

◆사진 촬영하기 좋은 명소,반곡지

경북 경산시 남산면 반곡지는 300년 수령의 오래된 버드나무들이 심겨 있어 사진 촬영하기 좋은 명소로 알려져 있다. 2011년 3월에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진찍기 좋은 녹색 명소'에 선정됐고, 2013년 10월에는 안전행정부의 '우리마을 향토자원 Best 30선'에도 선정된 바 있다. 나뭇가지가 물에 비친 모습은 제각각 매력을 뽐내듯 여러 색깔로 반영된다. 해마다 4월에는 복사꽃이 한창일 때에는 복사꽃 걷기 대회를 개최한다.

이곳은 알려진 지가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다. 대략 6~7년 정도는 된 것 같은데 지금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는 곳이다. 카메라를 들고 작품을 찍으려는 사람들이라면 들르지 않고서는 안 되는 유명한 저수지다. 특히 복사꽃 만개하는 4월에는 자칭 '작가분'들의 치열한 경쟁장이 되는 곳이다.

영상 작품들의 배경으로 많이 알려지면서 말 그대로 SNS 대박이 난 곳인데 드라마 '아랑사또전' '대왕의 꿈', 영화 '허삼관' 등 촬영지로 유명하다.

남매지란 이름이 붙게된 데는 오누이와 눈먼 홀어머니 세 식구의 애틋한 전설이 서려 있다.
남매지란 이름이 붙게된 데는 오누이와 눈먼 홀어머니 세 식구의 애틋한 전설이 서려 있다.
남매지란 이름이 붙게된 데는 오누이와 눈먼 홀어머니 세 식구의 애틋한 전설이 서려 있다.
남매지란 이름이 붙게된 데는 오누이와 눈먼 홀어머니 세 식구의 애틋한 전설이 서려 있다.

◆애틋한 전설이 있는 남매지

남매지는 경산의 대표적인 호수공원으로 2.4㎞의 수변산책로를 걸으며 운동과 휴식, 자연관찰을 할 수 있다. 음악에 맞춰 분수 쇼를 펼치는 음악분수가 설치돼 있다. 일반 분수는 높이 30m, 고사 분수는 높이 60m까지 물을 쏘아 올린다. 이 외에 연꽃식물원, 운동시설, 관찰학습원, 수상광장, 남매광장, 물놀이장 시설이 있어 여름철이면 특히 어린이들로 붐빈다. 호수가 하도 커서 '물멍'을 오는 사람들도 많다.

남매지란 이름이 붙게된 데는 애틋한 전설이 있다. 조선 선조 때 경산시 어느 조그마한 마을에 오누이와 눈먼 홀어머니 세 식구가 가난하나 정답게 살았다. 오빠는 남의 집 머슴살이 중에도 틈틈이 공부하여 입신출세를 꿈꿨다. 그러던 어느 날 그때까지 비밀로 해오던 아버지의 사인을 어머니가 말해준다. 과거에 실패한 후 화병으로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남편을 잃고 울다울다 눈이 멀었다고.

얘기를 듣고 난 아들은 반드시 과거에 급제해 원을 풀어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책 살 돈도 없고 시험을 보러 한양에 갈 돈도 없었다. 돈 없으면 영영 상놈으로 죽는구나 세 식구는 서로 얼싸안고 울었다.

누이동생은 어떻게하던 돈을 마련, 오빠를 출세시키고 아버지의 한도 풀어 드려야겠다고 마을서 제일 부자인 황부자 집에 식모살이 할 것을 약속하고 돈을 구해 오빠를 한양으로 보냈다. 짚신 삼아 엉덩이에 차고 누룽이 긁어 한 짐 진 채 오빠가 떠나자 부랑배인 황부자 아들은 우격다짐으로 처녀를 겁탈했다.

목숨보다 귀중한 정절을 잃은 처녀는 마을 앞 커다란 못에 몸을 던졌고 눈먼 어머니는 딸을 건지려다 그마저 숨지고 말았다. 한양간 아들은 드디어 장원급제, 그리던 고향으로 금의환향했으나 그를 기다리는 것은 청천벽력 같은 슬픈 소식뿐이었다. 호강시키려던 어머니도, 기뻐해 줄 누이동생도 한꺼번에 잃어버린 아들은 살아갈 의욕을 잃어버렸다.

그는 황부자 아들의 비행을 상소하는 글을 남긴 채, 보름달이 찢어지도록 밝은 어느 날 밤 어머니와 누이동생이 잠든 연못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이 불쌍한 오누이를 기념하기 위해 이 못을 '남매지'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한국지방신문협회 매일신문 박상전 기자 psj@imaeil.com·사진 경산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