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교육부장관·김택우 의협 회장 비공개 회동

입력 2025-01-21 13:52:01

의대 정원 조정 두고 교육부·복지부 갈등 양상도 드러나
의협, 비공개 회동 공개에 불쾌감…"다음 만남 없을 것"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오른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매일신문 DB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오른쪽)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 매일신문 DB

최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비공개 회동을 가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의대 정원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의협은 비공개 회동이 공개된 데에 대해 "유감이며, 다음 만남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1일 교육부는 "이주호 부총리와 김택우 회장이 지난 18일 비공개로 상견례 차 만남을 가졌다"며 "의료 사태 장기화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도록 노력하자는 데 뜻을 모았고,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18일 만남은 이 부총리가 먼저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대 증원이든 감원이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해서 서로 욕먹을 각오 하고 담판을 짓자"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정해야 하는 2월 말까지 서로 협의해 통 큰 결단을 하자"는 얘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 회장이 정부와의 대화 조건으로 올해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을 내놔야 한다고 밝힌 만큼 그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로 진행됐던 이 만남이 한 일간지 단독 보도에 의해 공개되자 의협은 불쾌감과 함께 대화 재개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의협은 21일 보도자료를 통해 "교육부는 비공개로 합의된 만남을 공개해 또다시 신뢰를 훼손하고 상황을 왜곡했다"라며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또 김 회장은 "이주호 부총리는 교육에 대한 대책도 없고, 전공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도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정부는 현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면서 올해 의대 교육 정상화 대책부터 내놓기를 재차 촉구했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이번 만남은 정부 측에서 비공개를 요청했기에 의협 측에서 이를 이야기할 사람이 없다"며 "만약 정부가 공개한 거라면 먼저 신사협정을 깬 것이기 때문에 비슷한 만남을 하기 이제 불가능하다"며 다음 만남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정부 내에서 의대 정원을 두고 부처 간 갈등 양상도 함께 벌어지고 있음 또한 공개되고 있다.

정부는 앞서 지난 10일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 의대 정원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국회에서 '원점 재검토'에 동결과 증원, 감원이 다 포함됐느냐는 질의에는 "맞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공개된 언론 보도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 과정에서 교육부의 업무 보고서에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2025학년도 증원분(1497명)을 제로화하는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는 문구가 문제가 됐고, 이 때문에 내부에서 격론이 오고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기에 더해 복지부 관계자는 "저자세 대응으론 전공의도, 의대생도 돌아오지 않는다"고 한 반면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대형 병원 진료와 의대 수업의 파행을 막을 대안이 이 외에 더 있나"라고 말하고 있어 부처 간 갈등 양상 또한 의대 정원 문제와 의정 갈등 해소 과정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