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산책] 쿼드데믹 전염병 예방관리

입력 2025-01-22 06:30:00

김병철 대구 강남종합병원 내과 원장.
김병철 대구 강남종합병원 내과 원장.

코로나 19 감염 이후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는 호흡기 감염병을 포함한 여러 전염병의 동시 유행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작년 12월 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독감 인플루엔자 유행으로 병원마다 환자들로 북세통을 이루고 있고, 노인·소아 등의 면역저하자 및 만성 질환자들을 중심으로 중증악화 및 사망률 증가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보건 의료 최대 위기 상황을 맞이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달부터는 코로나19 감염 환자도 다시 크게 증가 할 것으로 보이며, 하나의 전염병이 아닌 여러 전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쿼드데믹'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커져 가고 있다.

쿼드데믹(quard-demic)은 독감 인플루엔자, 코로나 19,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노로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이 네가지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면서 전 국가적인 의료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고, 노인·소아 및 건강 약자의 건강과 생명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의정갈등 장기화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입원 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여서 입원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입원치료 또는 신속한 처치가 힘들 수 있어 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지난 4~5년 간 코로나19 감염때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사회적 거리 두기 같은 것들이 호흡기 감염병 확산 저지에 효과를 냈는데 최근 그것이 많이 완화가 됐고, 또한 코로나19를 제외한 계절성 호흡기 감염병에 대한 인구 집단의 면역 수준이 크게 떨어져 있어서 독감 인플루엔자 등 다른 감염병의 유행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감염병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정보도 충분하기에, 주의와 예방을 최대화해서 감염을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다.

감염병 예방을 위한 첫 번째 방법은 백신 접종을 강화하는 것이다. 매년 갱신되는 독감 백신, 권장 일정에 맞춘 코로나19 백신, RSV 백신 접종으로 감염을 줄이고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개인 방역활동 강화다.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습관은 반드시 실천하고, 외출 후, 식사 전, 화장실 사용 후에는 손 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감염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는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며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는 팔꿈치로 가리며, 기침이나 재채기에 사용한 휴지는 즉시 폐기해야 한다. 본인에게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감염 증세가 생기면 가족이나 주변에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본인 스스로 마스크를 써야 하고, 호흡기 바이러스가 좋아하는 '3밀'즉 환기가 안 되는 밀폐 환경, 많은 사람이 모이는 밀집, 여러 사람과의 밀접 접촉 등을 피해야 한다.

세 번째는 운동과 면역력 강화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하루 7~8시간의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만약 감염병 증상이 발생했다면 최대한 빨리 병·의원에 가서 검사를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노인·소아 등의 고위험군과 만성 질환자들은 증상 발생 이후 빠르게 중증 악화 될 수 있고, 심각한 상태로 발전할 수 있어 가까운 병·의원에 즉시 방문,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전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쿼드데믹' 사태는 단순히 하나의 질병만 관리해서는 충분한 예방 및 방역 효과를 보이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쿼드데믹' 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은 다중 감염병 대응 체계의 필요성을 부각 시키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공 보건 시스템의 종합적인 개선을 이룰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씀드린 감염병 예방 방법을 잘 준수해서 건강하고 안전한 겨울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감병철 대구 강남종합병원 내과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