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적 요인·여성·50, 60대 발병률↑…소관절 뻣뻣·통증 아침에 특히 심해
다른 장기 질환 동반 내과 검진 필수
A(81) 씨는 손목과 발목이 아프고 붓기가 심해서 정형외과를 찾았다가 "당뇨 때문일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 이태한 곽병원 내과 과장을 찾아왔다. 이 과장은 이 환자의 상태를 보고 혈액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A씨의 손목, 발목이 아팠던 원인은 관절 문제도, 당뇨도 아닌 류마티스 질환 때문이었다.
이 과장은 "혈액 검사 결과 류마티스 인자와 항 CCP 항체의 상승으로 류마티스 수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염증 수치(ESR, CRP) 또한 정상 수치보다 10배 이상 높아 류마티스 질환으로 진단을 내렸다"며 "약물 치료와 관절강 내 스테로이드 주사로 치료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퇴행성 관절염과 초기에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관절이 아프고 시린 느낌을 노화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생각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흔하다. 결국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진통제도 듣지 않는 상태가 돼서야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 류마티스 내과가 다루는 질환들
'류마티스'라는 말의 어원은 질병을 일으키는 '흐르는 물질'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류마(Rheuma)'에서 기원한다. 관절 질환을 일으키는 체액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의 혼합체를 류마티즘(Rheumatism)이라고 하는데 관절을 주로 침범하는 질환을 이후에 따로 분류하여 '류마티스 관절염'이라고 사용하게 됐다.
류마티스 질환은 관절, 근육, 골격계에 국한되지 않고 폐, 위장관, 피부, 신장 등 여러 장기에 걸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특히 고령 환자의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뿐만 아니라 내과적 만성 질환을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밖에도 류마티스 내과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 외에도 통풍이나 루푸스, 쇼그렌증후군, 전신경화증, 염증성 근염, 혈관염 등 다양한 자가면역 질환을 다룬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원인은 염색체에 특정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이 흡연, 감염, 호르몬, 영양 상태와 같은 환경적 요인과 상호작용하여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전적인 소인에 영향을 받으므로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형제는 2~4배, 일란성 쌍둥이는 이란성 쌍둥이에 비해 8배 높은 발병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발병 1~2년 만에 관절 변형 가능성 높아
류마티스 질환은 의외로 많이 앓는 질병이다. 이 과장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류마티스 질환은 한국 기준 발병 평균나이가 41세이며 30~40대 환자가 23%, 50~60대 환자가 54%로 나타났다"며 "특히 류마티스 관절염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약 3배 많이 발병한다"고 말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주요 증상은 손가락, 발가락, 손목 등 주로 작은 관절에서 통증이 느껴지고 뻣뻣함과 부기 등이다. 특히 아침에 증상이 심하며 하나의 관절보다는 여러 개의 관절에서 몇 주간 혹은 몇 개월간 걸쳐 천천히 발생한다.
작은 관절에서 시작한 증상은 팔꿈치, 어깨, 발목, 무릎까지도 침범하여 근육통, 미열, 피로감, 체중 감소와 같은 전신 증상을 일으킨다.
류마티스 질환이 무서운 이유는 미리 찾아내지 않으면 관절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류마티스 인자로 인해 체내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관절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고 발병 1~2년 내에 관절 조직을 파괴한다.
◆ 표적치료제 개발되며 효과적 치료 가능해져
류마티스 관절염은 혈액검사를 통해 류마티스 인자를 발견하거나 X-선 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관절 상태를 보고 진단한다.
퇴행성 관절염과 구분하는 방법으로는 통증 부위와 양상을 구별하는 방법을 들 수 있다. 무릎과 허리 등 체중이 많이 실리는 관절에 비대칭적으로 통증이 발생하고 관절을 사용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 퇴행성 관절염의 특징이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작은 관절, 주로 손목과 손가락 사이 관절, 발에서 지속적이고 일관된 뻣뻣함이 느껴지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통증이 심하다가 활동을 하면 호전되는 차이가 있다.
과거에는 류마티스 질환이 난치병, 불치병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류마티스를 일으키는 물질을 직접 차단하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면서 류마티스 질환의 효과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이 과장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할수록 경과가 좋기 때문에 관절통과 같은 의심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류마티스 내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진을 받아보아야 한다"며 "운동치료 또한 중요한데 걷기, 수영, 가벼운 체조 등을 통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이태한 곽병원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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