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에 천주교 신자 신평 자작시 공개 "하느님 반드시 개입, 기도 드린다"

입력 2025-01-15 12:39:46 수정 2025-01-15 14:24:40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우두머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신평 변호사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라는 수식이 붙은 바 있는 신평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수괴 혐의로 공조본(공수처, 경찰)에 체포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하느님이 반드시 개입하시리라 믿으며 기도를 드린다"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참고로 우리나라 기독교에서 '하느님'이라는 표기는 가톨릭(천주교)에서 주로 쓴다. '하나님'이라는 표기를 개신교에서 주로 쓰는 것과 구분되는데, 신평 변호사는 천주교 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날 낮 12시 2분쯤 페이스북에 자신이 지은 시(詩) '당신은 어디에 계신가요' 전문을 적었다.

참고로 신평 변호사는 '산방에서' '들판에 누워' ' '작은 길' 등 3권의 시집을 냈고, 최근인 지난해 9월 5일 펴낸 '시골살이 두런두런'에서도 산문과 시를 발표했다.

다음과 같다.

당신은 멀리 동튼 하늘 새벽빛
그 안에 계신가요
깊은 강물 위에 떠서 조용히 이는 소리
당신의 음성인가요
산골짝 바위 밑 꽁꽁 언 얼음 녹이는 봄바람
당신의 옷자락인가요
힘없이 터벅터벅 걷는 걸인의 초라한 행색
바로 당신의 거룩한 미소인가요
당신은 어디에나 계시고
어디에든 계시지 않으니
내 모든 것 비우고
오직 당신의 뜻 따르려 할 때
당신은 아무 스스럼없이
우리 앞에 오시는 것이지요

▶이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의 집행으로 우리는 다시 역사의 변곡점을 지난다. 분노와 실망은 잠시 옆으로 미뤄두고 신앙인의 입장에서 우리의 역사를 바라본다"고 지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정리했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에 의한 36년간의 통치, 뒤이은 한국전쟁으로 우리가 겪어야 했던 비극의 한가운데에서도 하느님의 뜻이 임재하셨다고 믿는다. 이 엄청난 비극을 바탕으로 저 같은 세대는 후진국에서 중진국, 그리고 선진국으로 나라가 탈바꿈하는 기적을 봤다. 이에도 역시 하느님의 이끄심이 있었다고 저는 믿는다"고 대한민국 발전사를 종교적 관점으로 바라봤다.

이어 "급속한 진전이 낳은 부작용으로 우리 사회는 분열됐다. 무엇보다 양극화의 심화는 이 역시 역사의 비극이다. 이를 해결하여야 할 특단의 국가적 정책이 요구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주도한 세력은 대외적으로는 친중국, 친북한으로 방향을 틀고, 대내적으로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에 대한 직접적 시혜 조치의 확대를 우리 사회 변혁의 주 내용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그 방향은 경제학이나 사회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의 관점에서 보아 잘못된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현대사를 관통해온 하느님의 뜻에 비춰봐도 그렇다"고 역시 '하느님의 뜻'이라는 종교적 관점을 녹여낸 견해를 밝혔다.

또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내부의 모순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 끊임없는 개혁의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 하나로서 공정한 재판, 공정한 수사를 실현하기 위한 대대적 사법개혁을 해야 한다. 그리고 대학입시 특히 의대, 로스쿨의 입시에서 예컨대, 서민층 출신 자녀들에 대한 우대정책을 시행해 인구 분포에 맞는 합격자 수의 조정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구체적인 개혁, 정책 과제를 열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 및 곧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구속 등의 상황이 추가될 '계엄 사태' 내지는 '탄핵 사태'를 가리킨듯 "앞으로의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 지 짙은 안개에 싸여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저는 하느님이 반드시 개입하시리라 믿으며 기도를 드린다"며 "이런 말이 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라고 글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