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9시 한남동 관저 앞 찬반 집회 가열…양측 물리적 마찰 빚기도
경비 수위도 높아져 집회 참가자 불만 표출…광화문 앞은 탄핵반대 집회 준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 시기가 다가오면서 관저 앞 탄핵 찬반 집회는 가열되고 있다. 양측은 서로를 향한 고성은 물론이고 몸싸움까지 벌이기도 했으며 한층 삼엄해진 경호 인력을 향해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11일 오전 9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 관저 앞에는 대통령 탄핵 무효, 체포를 각각 촉구하는 철야 농성 천막이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집회 참가자 수는 다소 줄었지만 한파에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국물어묵과 컵라면, 김밥 등 간편식으로 허기를 달랬다.
한파 속에 참가자들은 온몸과 팔 다리에 은박지나 담요를 두른 모습이었고 서로의 식사를 챙기거나 안부를 물으면서 수일 째 이어지는 집회의 고단함을 달랬다.
체포영장 집행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관저 앞 경비 역시 한층 삼엄해진 모습이다. 행인과 집회 참가자들은 관저 입구 사진을 찍으려다 제지당하기도 했다. 전날 관저로 향하는 길목에서 양측의 마찰이 벌어졌던 지점에는 바리게이트가 추가됐고 경찰 인력도 보강됐다.
관저 입구가 가까워질 수록 경호 인력의 경계 태세는 더욱 거세져 통행로에 서 있던 행인에게 이동을 요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에 근처에 있던 한 집회 참가자는 "불편을 주지도 않는데 서 있지도 못하게 하느냐", "적당히 하시라"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장기간 이어진 집회 현장에서 양측 참가자들 간 고성과 막말, 몸싸움이 빚어지는 일도 적잖았다. 이날 오전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가 찬성 측 참가자와 말다툼을 벌이다 현장을 생중계하던 상대의 휴대전화를 바닥에 던졌고 이에 "기물파손을 했다. 신고하겠다"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기도 했다. 경찰이 이를 제지하다 마찰에 휘말리며 현장은 일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오전 이른 시간부터 광화문 광장에서도 탄핵 반대를 외치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오후 1시로 예정된 탄핵반대 국민대회가 열리기 전인 오전 10시 30분부터 참석자 200여 명이 광장을 찾았다. 시간이 지날 수록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참석자들이 불어났다.
추운 날씨에 옷을 여러 겹 입고 목도리와 모자로 중무장한 시민들은 결연한 표정으로 광장에 모여 자리를 잡았다.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던 위치는 시위 참가자들의 대기실로 변했다. 참가자들은 정류장 의자에 앉아 각자 챙겨온 따뜻한 차로 몸을 데웠다.
오전 9시 30분부터 광장에 나왔다는 김현주(59) 씨는 걱정되는 마음에 눈을 뜨자마자 이곳으로 왔다고 했다. 그는 "다행히 간밤에 별 일이 없었지만 2차 체포영장이 집행될까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밤을 보냈다"며 "대회가 끝나면 한남동 관저로 이동해 체포영장이 집행되지 않도록 몸을 던져 막을 것"이라고 했다.
탄핵반대 국민집회로 편도 5차로 중 4개 차로가 점령되면서 일대 교통은 정체를 빚고 있다. 남겨진 1개 차로에 버스와 택시, 경찰차와 일반 승용차가 뒤섞여 느릿느릿 광화문 광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쯤 윤석열 대통령 체포 저지를 주도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처장은 전날에 이어 경찰에 2차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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