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계에 바란다] 퍼커셔니스트 이상준 음악감독 "대구는 기회의 땅…숨은 연주자 발굴을"

입력 2025-01-15 11:41:50

타악기 솔리스트에 작곡 역량 더해져 활동의 폭↑
팀 앙상블 노이슈타트·슈타트필 오케스트라 이끌어
장기 프로젝트 공연·클래식 애호가 간담회 등 제안

지난 9일 퍼커셔니스트 이상준 음악감독이 연습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최현정 기자
지난 9일 퍼커셔니스트 이상준 음악감독이 연습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가졌다. 최현정 기자

지난 9일 만난 퍼커셔니스트 이상준 음악감독은 그를 설명하는 여러 역할들이 있지만 '음악가 이상준' 한 단어로 그를 소개했다. 독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해 타악기 솔리스트로서 본격적인 프로 연주자 활동을 시작한 그는 현재 팀 '앙상블 노이슈타트'와 '슈타트필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

독일어로 '새로운 도시'라는 뜻의 앙상블 '노이슈타트'는 현악기, 관악기, 피아노, 타악기를 합친 다채로운 편성과 그의 편곡으로 위트 있는 클래식을 선보이고 있는 남성 기악 앙상블 팀이다. 지난해 창단된 슈타트필 오케스트라는 청년 연주자들로 구성돼 팝스를 우선적으로 하는 콘텐츠가 있는 오케스트라를 지향하고 있다.

그는 "바이올린이나 첼로처럼 클래식 악기는 고전 작곡가들이 많지만 그에 비해 현대에 와서 발전된 타악기는 그런 레퍼토리가 부족하다. 그래서 외국에는 타악기 솔리스트가 작곡가를 겸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그러한 기회를 위해 작곡을 더 공부하게 됐고 이후 타악기 리사이틀 겸 작품발표회를 시작으로 활동의 폭이 넓어졌다"라고 덧붙였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그는 대구를 열심히 하려는 연주자에게 열려있는 '기회의 땅'이라고 표현했다. 대구에서 여러 좋은 기회를 받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역으로 지역 연주자로서 전국·세계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꿈에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그가 직접 바이올린, 타악기, 피아노를 위한 편성으로 편곡한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는 16~17개국에서 영상을 보고 악보 프로듀싱 제의가 들어왔다. 이를 계기로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인 스위스 바젤 심포니의 실내악 축제에도 참가했고, 이번에 미국 톤 오케스트라의 실내악 축제에서도 곡을 편곡해 참여한다. '연주자 겸 창작자'라는 자신만의 이력으로 국내외 여러 지역서 찾는 곳이 많다고.

2년간 그의 팀 앙상블 노이슈타트가 참여한 달서아트센터
2년간 그의 팀 앙상블 노이슈타트가 참여한 달서아트센터 '플레이리스트(Playlist: Untitled)' 공연은 매 시즌 티켓 매진 행렬을 일으키며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역에서는 달서아트센터에서 매 시즌 티켓 매진 행렬을 일으킨 '플레이리스트(Playlist: Untitled)' 공연이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년간 그의 팀 앙상블 노이슈타트가 연주자로 참여했고, 올해는 그가 음악 감독을 맡아 새로운 아티스트와 함께 꾸려나갈 예정이다.

그는 "플레이리스트는 달서아트센터와 무대 위에 다 같이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었고 시너지가 정말 좋았다"라며 "구현하고 싶은 소리나 피드백이 있을 때 공연장 측에서 적극적으로 수용해주고, 아티스트 입장에선 그런 공연장을 만나면 축복이라고 여겨진다"고 밝혔다.

또한 긴 시간을 잡고 진행하는 장기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짚기도 했다. 그는 "플레이리스트나 KBS대구포시즌특집과 같은 연간 프로젝트를 해보니 지역의 좋은 아티스트를 발굴해 커갈 수 있는 장이 되더라. 공연의 질이 점점 올라가면 결국 그 혜택은 시민들, 관객분들에게 좋은 공연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역의 클래식 애호가들과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을 한자리에 모아 그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자리도 제안했다.

지역의 숨어있는 청년 연주자들을 일반 관객들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들도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생각보다 서울을 비롯한 타지역은 많이 열려있고, 자생력을 갖춘다면 대구 안에서뿐만 아니라 기회를 늘려나갈 수 있을 거라는 것.

다음 달 1일 포항에서 시작하는 슈타트필 오케스트라의 투어를 앞둔 그는 "연주자로서도 역량을 높이고 사람들이 원하는 음악에 더 깊게 들어가보고 싶은 게 올해 목표다. 사고가 머물러 있지 않게 좋은 음악도 많이 듣고 계속해서 공부해나가겠다"라고 전했다.

퍼커셔니스트 이상준 음악감독
퍼커셔니스트 이상준 음악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