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도널드 트럼프 2기 집권을 코앞에 두고 미국의 팽창주의 정책이 극에 달하고 있다. 중국보다 먼저 우방부터 압박해 중국을 겁주려 하고 있다.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의 재협상을 앞두고 기선을 잡고,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축소, 중국의 희토류 공격에 대비한 자원 확보가 목적이지만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 파나마가(파나마+MAGA), 그린란드는 내 땅이라는 뉴욕포스트 1면 사진을 트럼프는 SNS에 올렸다.
소위 먼로 독트린(팽창적 고립주의)을 본뜬 '돈로(도널드+먼로) 독트린'을 내비치고 노골적인 영토 욕심을 내고 있다. 힘으로 필요한 영토를 뺏는다는 것은 지금 러시아의 푸틴과 다르지 않은 '트럼푸틴'이다. 나그네의 외투를 벗기는 것은 따뜻한 햇살이지 강한 바람이 아니다. 강한 카리스마의 리더십이 아니라 따뜻한 카리스마의 폴로어십 (followership)을 가진 자가 승리한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망가뜨린 동맹의 복원을 통해 우방국의 폴로어십을 회복했지만 다시 집권한 트럼프는 이를 싹 무시하고 있다. 통상으로 캐나다와 멕시코를 협박하고, 안보로 유럽을 위협하고, 관세로 아시아를 겁박하는 트럼프는 미국의 리더십도 폴로어십도 다 까먹고 있다. 당장은 법보다 주먹이 무서워서 트럼프에 줄 서지만 조금만 힘 빠지면 모두 돌아설 판이다.
'단칼에 승부'를 좋아하는 리더, 내공과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실수가 많다. 말로는 하루 열 번도 더 상대의 목을 자를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내공이 없으면 스스로의 팔이 짧아 긴 칼을 칼집에서 뽑지도 못할 수 있다.
의회민주주의 국가 미국, 각 주의 이해관계가 달라 공화당 내에서도 일사불란하게 트럼프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예산 표결에서 이미 반대표 사단이 나는 것을 목격한 트럼프는 개혁 법안을 꼼수로 한데 묶어 통과시키려고 하지만 공화당과 의회가 이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빈 깡통이 요란하다. 얼굴 붉히며 큰소리치는 이가 무서운 게 아니고 조용히 웃으면서 뒷목에 슬며시 칼을 갖다 대는 이가 무섭다. 과도한 트럼프에 대한 공포심도, 미국의 실력에 대한 기대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한국은 미국의 공격보다는 중국의 방어 전략에 더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중국의 대응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백전백승은 하수의 전법이다. 적 100명을 죽이려면 아군도 70~80명은 죽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수의 전법은 감히 대적하지 못하게 기를 꺾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대중국 전략을 보면 트럼프는 '백전백승의 하수의 전략'이고 바이든은 동맹을 통한 중국 봉쇄로 동맹의 칼로 중국을 죽이는 '차도살인의 고수의 전략'이다.
악마는 약한 놈부터 잡아먹는다. 하수의 수든, 고수의 수든 약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미국이든 중국이든 약한 놈부터 팬다. 미국은 중국을 길들이고 중국은 자신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미국에 보여줄 때 상대가 아닌 희생양을 때린다.
이미 트럼프는 취임도 전에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보복 관세를 때려 중국 겁주기를 했다. 취임 후에는 아시아의 약한 놈을 때려 중국 길들이기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본, 한국, 대만이 대상이지만 정치적으로 대항력이 취약해진 한국이 1번, 대만이 2번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있다.
죽은 고기는 먹지 않는 맹수의 습성을 닮은 트럼프와의 협상, 줄 것을 주지 않으면 물려 다친다. 배고픈 호랑이에게 떡을 주면서 집까지 안전하게 가는 떡 장사의 지혜가 필요하다. 줄 떡을 아까워하면 목숨이 위태롭다. 내줄 것은 주면서 대신 안전을 보장받을 수단을 만들어야 한다.
맹수는 순발력은 강하지만 지구력이 없다. 변덕이 심한 지도자의 특징은 길게 가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맹수가 다리에 힘 빠지고 이빨 빠질 때까지 시간 싸움이 필요하다. 트럼프 2.0시대에 동맹은 사라지고 이익만 있다. 한국은 미국 동맹에 대한 관대함의 기대는 버리는 것이 맞다.
트럼프 2.0시대, 한국은 고슴도치의 방어 전략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국민이 똘똘 뭉쳐 있는 나라는 맹수도 못 건드린다. 사분오열이 아닌 하나로 뭉쳐진 국민 단합이 트럼프 2.0시대를 맞는 한국의 최고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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