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최고의 답을 찾아내는 통찰은 '직관'에서 나온다

입력 2025-01-02 11:04:00 수정 2025-01-02 11:11:34

[책] 직관의 폭발
이와다테 야스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책] 직관의 폭발
[책] 직관의 폭발

생성형 AI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앞으로의 우리들 삶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금껏 배우고 익혔던 많은 것들이 더 이상 의미를 갖지 못하고 AI에 의해 대체될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인간은 과연 무엇을 통해 기계보다 더 우월하다는 존재임을 인식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 뇌신경외과학회 논문 최우수상 수상자이자 일본 내에서 뇌과학 최고 권위자로 칭송받는 뇌신경외과 전문의 이와다테 야스오는 이 같은 시대적 질문에 '직관(直觀)'이라고 답한다. 많은 이들이 온갖 숏폼 등의 비쥬얼 콘텐츠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는 '집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그 반대로 뇌를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직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바로 "복잡한 분초 사회에서 인간이 갈고닦아야 할 제1의 능력은 직관"이라는 것을 설명하는데 책 전체를 할애한다.

여기서 말하는 직관이란 개인의 경험에서 비롯한 지식, 혹은 그 지식이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으레 감각에 기대 순식간에 판단을 내릴 때 사용하는 '직감(直感)'과는 다른다. 직관이란 개인이 경험을 통해 무의식중에 축적되는 기억이 광범위한 네트워크로 연결될 때 스파크처럼 발생하는 창조적 사고를 말한다. 역사상 최고의 천재로 일컬어지는 아인슈타인 역시 "직관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말할 만큼 직관 예찬론자였다.

직관을 발휘할 때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집중력'이다. 무언가에 몰입할 때 뇌의 일부만을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간의 무의식에는 평생에 쌓인 기억들이 네트워크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 네트워크가 전에 없던 새로운 조합으로 연결될 때 뛰어난 직관이 발휘된다. 기억은 뇌 곳곳에 저장되어 있어 직관을 얻으려면 특정 부위만 사용하기보다 넓은 범위에 축적된 기억에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출처-클립아트코리아

이는 뇌의 양대 시스템 '분산계'와 '집중계'의 작동과 연관이 있다. 한 가지 일에 몰입하면 전두엽과 두정엽의 외측 대뇌피질로 구성된 '중앙 집행 네트워크(central executive network)'가 활성화되며 집중계 시스템이 작동한다. 한편 직관이 발휘될 때는 후방 대상회를 중심으로 한 '기본 상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부위가 활성화되며 분산계의 중심을 이룬다. 이 두 시스템은 동시에 작동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언가에 집중할수록 분산계 시스템은 꺼짐 모드가 돼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거나 직관을 발휘하는 것이 방해가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분산계 시스템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을까? 최근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집중에서 해방돼 멍하니 있을 때 분산계가 가장 활발해진다고 한다. 기억의 통합과 정리가 이뤄지고, 과제를 더욱 창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뇌가 최적화하는 시간이 바로 한때 전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멍 때리기'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분산계가 활성화하고 유연하고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 몇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 번째가 기쁨을 경험하는 것이다. 인간은 불안, 공포와 같은 감정을 느끼면 위기 상황으로 인식해 집중계 시스템이 작동하지만 기쁨의 감정을 자주 경험할 수록 분산계가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오감을 자극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각, 청각, 후각 등 다양한 지각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분산계로 더 많은 기억 네트워크가 연결된다. 마지막으로 타인과 대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면 기억 네트워크가 2배 이상 활성화된다고 한다.

저자는 "인간의 뇌와 비교하여 AI에는 엄연히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논리가 아닌 직관의 힘으로, 집중이 아닌 분산의 뇌로 인간은 AI를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248쪽, 1만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