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여객기 대참사…울음바다 된 무안공항
유가족 700명…전체 아비규환 정부 공지 알아듣기 힘들 정도
"차라리 전광판에 명단 띄워라" 일부 피해자 현장 실신하기도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가 발생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국토교통부가 내년 1월 1일 오전 5시까지 무안공항 활주로를 폐쇄키로 하면서 공항 내부에는 애타게 가족을 찾는 유가족과 사고 수습에 나선 관계기관, 취재진만 남아 있었다.
국토부 관계자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22명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현장에서는 절규와 비명이 터져나왔다. 이날 공항에 모인 유가족은 약 700명에 달했다.
공항 전체가 아비규환이 돼버린 탓에 국토부 공지는 제대로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유가족이 공항 전광판에 사망자 명단을 띄우라고 요구할 정도였다.
유가족으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현장에서 실신하기도 했다. 다행히 정부가 유가족 건강 이상에 대비해 구급차를 대기시켜 해당 남성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유가족은 폐쇄된 사고현장에 들어가게 해 달라고 울부짖었다.
그는 울먹이며 "해가 떨어지면 확인할 길이 없다, 가족인데 형체라도 보고싶다"며 "조사를 하더라도 우리도 사고현장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외쳤다.
아직 사망 사실을 확인하지 못한 유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힌 채 의자에 앉아 대기했다. 공항 로비 바닥에 담요를 깔고 누워 우는 사람도 있었다.
서득호(42) 씨는 "아버지가 여행을 위해 비행기에 타셨다. 소식을 듣고 서울에서 내려와 오후 3시부터 기다리고 있다."며 "아까 유가족 명단을 작성하라고 해서 작성했지만 제대로 명단에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다. 일처리가 엉망이라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날 호명한 사망자 명단이 앞서 알려진 것과 달라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좀 전에 (사망자로) 호명한 분이 지금 공개한 명단에는 없다"며 "우리 가족은 살아있다는 것이냐"고 크게 반발했다.
가족들은 정부 대응과 소통 방식에도 분통을 터뜨렸다. 수습 상황을 알려줄 정부 관계자를 요청했지만 몇 시간 동안 대응이 없고, 매시간 상황을 알리는 브리핑을 하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족은 "사망자 명단과 사고 현황을 커다랗게 붙여달라는 요구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냐"며 "유가족들은 몇 시간째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가족도 "(공항) 전광판에 사망자 명단을 띄우면 되지 않느냐"며 답답해했다.
가족들은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의 수습 현장 방문도 요구했다.
한 남성은 "(훼손이 심하다고 해도) 수십 년 살아온 세월이 있으니 눈으로 보면 알아볼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 있다"며 "탑승자 명단을 토대로 가족 중 1명씩이라도 현장에 들어가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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