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수출' 기업이 꼽은 가장 큰 부정적 요인
대구지역 기업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
포항 철강업계도 저가 밀어내기에 가동률 조정
정부 주도로 급격한 성장을 이룬 중국 제조업이 대구경북 산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의 저가 공세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던 섬유산업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수출 관련 부정적 요소 영향을 조사한 결과 '중국 과잉생산·저가 수출에 따른 경쟁 심화'가 27점(합계 100점)으로 가장 높았다.
기업들은 중국과의 경쟁 문제를 가격뿐 아니라 기술 측면에서도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33.3%는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이 이미 국내 업체와 비슷하다'고 답했고, 49.7%는 '(격차가 남아 있지만)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대구경북 주력 산업인 2차전지와 기계류, 철강·금속 산업에서 중국의 기술력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응답이 많았다.
지역 기업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26일 대구테크노파크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동향에 따르면 중국에 수출 실적이 있는 지역 기업 과반 이상(51.8%)이 향후 대중(對中)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대중 수입 규모 변동이 없거나 증가할 것이란 응답은 66.2%로 나타났다. 중국산 중간재를 수입하는 기업의 경우 가격·품질면에서 이를 대체하는 제품을 찾기 힘든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전기차 관련 장비를 제작하는 A사는 "원자재 가격이 판매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경북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포항권 철강수출액은 최근 5년간 37% 급감했다. 올해 들어 중국의 '밀어내기식' 저가공세가 심화되면서 국내 철강사들은 공장 가동률 조정을 통한 생산량 감축으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윤상현 대구정책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장은 "중국은 거대한 내수시장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기반으로 제조업을 급속도로 성장시켰다. 과거에 비해 중국 제품의 품질 수준이 높아졌고 낮은 가격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기술 격차다. 미래 시장을 선점하고 상용화 단계에 먼저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규제 혁신과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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