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내년 금리 목표 상향…정국 불안에 강달러 가속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460원대로 치솟았다. 국내 정국 불안 장기화가 우려되는 상황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다가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8.4원 오른 1,464.8원(주간거래 기준)으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 종가가 1,460원을 넘은 건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 이후 15년 9개월 만이다. 장중에는 1,466.0원까지 올라섰는데, 이 또한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16일 이후 최고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400원을 돌파한 뒤 지난 4일 1,410원대, 지난 9일 1,430원대로 연달아 상승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와 미국 기준금리 전망치 상향 등으로 달러 강세 재료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강달러' 현상이 강해진 영향이다.
지난달 5일(이하 현지시간) 치러진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데 따라 내년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예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수입품 관세 인상 등 보호무역주의, 자국우선주의에 기반한 경제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18일에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말 기준금리 목표치 중간 값을 종전 3.4%보다 3.9%로 0.5%포인트(p) 상향 조정하며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했다. 연말 결제 시기가 다가온 국내 수입업체 등의 달러 매수가 늘면서 수요가 증가한 점도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24일 기준 108.26로 하루 전보다 0.20% 상승했다. 반면 원화 가치는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밤부터 이어진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불안정한 국정 상황 여파다.
중국 경기부진과 일본 기준금리 인상 지연 등으로 아시아 통화 가치가 동반 약세인 점도 있다. 국내 내수경기에 대한 우려와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등에 따라 원화 약세가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수준으로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과 이에 따른 주가 강세로 달러 자산 선호 현상이 가속화했다"면서 "달러 자산 선호 현상은 한층 강화될 여지가 있다. 이런 상황에 정국 불안 장기화와 경기 불확실성으로 한국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 현상이 이어지면 원화 가치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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