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리스 이베르 '삶은 계속된다'
서울점과 대구점 동시에 전시 진행
대구의 우손갤러리가 최근 서울 성북구에 서울점을 개관하고 새로운 도약을 꾀하고 있다. 우손갤러리는 개관 기념으로 대구점과 동시에 프랑스의 생태주의 미술가 파브리스 이베르의 개인전 '삶은 계속된다'를 선보이고 있다.
◆서울 '아트 스팟' 중심에
우손갤러리 서울점이 위치한 성북동은 간송미술관을 비롯해 캔파운데이션의 '오래된 집', BB&M, 옵스큐라, 제이슨 함 갤러리 등이 자리하고 있으며, 2026년 라인문화재단의 미술관도 들어설 예정이어서 서울의 새로운 아트 스팟으로 주목 받고 있다.
우손갤러리는 50여 년 된 붉은 벽돌 주택을 1년간 리노베이션해 갤러리 공간으로 꾸몄다. 1, 2층은 전시 공간, 3층과 지하 1층은 VIP 공간으로 마련됐다. 붉은 벽돌의 외관을 그대로 살린 데다 내부에 높은 천장을 가진 공간이 있어, 클래식하면서도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건물 리노베이션은 미술 전시 디자이너로도 잘 알려진 건축가 김세진이 맡았다. 그는 2024 베니스비엔날레 병행 전시 '유영국', 리움미술관 '조선백자', 서울시립미술관 '구본창의 항해' 등의 전시 디자인을 담당했으며,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가부문 우수상(2022), 젊은 건축가상(2020) 등을 수상했다.
우손갤러리 관계자는 "서울 전시장 개관을 통해 앞으로 보다 많은 특색 있는 전시를 선보이며, 현대미술의 메카인 대구의 커뮤니티와도 면밀히 소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관전 '삶은 계속된다'
우손갤러리가 두 지점에서 동시에 선보이는 파브리스 이베르의 개인전 '삶은 계속된다'는 서울에서는 '에너지', 대구에서는 '상상'을 소주제로 한다. 이는 작가의 작품이 담고 있는 두 가지 주요 핵심어이기도 하다.
이베르 작가는 1961년 프랑스 방데에서 태어났으며 예술가이자 과학자, 시인, 사업가로 활동 중이다. 1987년 이스탄불비엔날레, 1997년 베니스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특히 프랑스관 작가로서 베니스비엔날레 최연소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최근 루이비통 재단,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의 개인전을 성황리에 마쳤다.
그는 자연의 순환과 생명체의 유기적 형태 등에 천착해왔다. 그가 자라온 방데 지역의 거대한 숲들이 도시화로 인해 하나 둘 사라지자, 그는 직접 30만 평에 씨앗을 뿌려 숲을 조성하는 작업을 하기도 했다.
우손갤러리 관계자는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가장 풍요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이러한 경작 과정은 마치 우리의 인생과 같고, 이것이 그가 이번 한국 전시를 통해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신작을 통해 생태계의 소중함과, 땅이 지구 모든 생명의 근본임을 상기시킨다. 특히 작품 '모든 생애(Toutes les vies)'는 죽은 사람의 발에서 버섯이 자라고 머리카락이 뿌리가 되는 등 흙으로, 자연으로 돌아감으로써 새로운 시작을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뿌리나 물 등 생명이 시작되는 요소에 관심이 많다"며 "나의 모든 작품들은 직관적이고 단순하며, 가벼운 소재를 다룬다. 작품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뿐 아니라 삶의 지속성과 활기, 희망을 표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시 기획 및 평론을 맡은 올리비에 캐플랭은 "지구의 자연은 인간과 더불어 존중 받아야 할 자격이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과 과학, 철학을 넘나들며 우리 발 아래 지구와 현대인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대구와 서울 모두 2월 8일까지 이어지며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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