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의 이순신", "구국의 영웅"…내란 혐의 '김용현' 응원 화환 행렬

입력 2024-12-26 08:32:57 수정 2024-12-26 08:33:20

서울동부구치소 정문부터 후문까지 200개 넘는 응원화환
김 전 장관 응원하거나 계엄 선포 옹호하는 문구 담겨
육사 22기 구국동지회, 보수단체 등이 화환 보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 혐의로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 중인 가운데 지난 성탄절을 맞아 김 전 장관을 응원하는 화환이 구치소 앞에 줄을 지었다.

25일 뉴시스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이 수감된 서울동부구치소 정문부터 후문까지에는 김 전 장관에 대한 응원 메시지를 담은 200개가 넘는 화환이 들어선 모습이다.

화환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구국의 영웅", "당대의 이순신 김용현 장관님", "비상계엄 고도의 정치 행위" 등 김 전 장관을 응원하거나 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문구가 담겼다.

화환을 보낸 사람들은 육군사관학교(육사) 22기 구국동지회, 부산에 사는 엄마, 보수 단체 등으로, 육사 동문은 지난 13일 '김용현 국방장관이 동부구치소에서 종북좌파 반대한민국 세력들과 목숨을 건 투쟁을 벌리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통해 육사 38기인 김 전 장관에게 화환을 보내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구치소 앞을 지나던 시민들은 화환을 유심히 보거나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화환 배달자에 따르면 김 전 장관에 대한 응원 화환은 수감된 직후부터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했다.

시민들은 뉴시스에 "눈도 어지럽고 마음도 어지럽고 정신도 어지럽고 다 어지럽다"면서도 "응원하는 건 자기 마음이다. 왜 계엄을 선포했는지 참 안타깝다", 응원하는 건 자유니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거라고 본다" 등 다양한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치소 인도 한쪽이 화환으로 가득차자 관할 구역인 송파구청에는 민원이 들어오기도 했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구청에서 치워야 하지 않냐'는 민원이 있었는데 화환이 세워진 위치를 확인하니 건물 부지 안쪽인 사유지에 해당해 구청에서 치울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뉴시스에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검토 중인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도 대통령 지지 화환이 늘어서고 있다.

지난 15일 대통령실 근처에 세워진 화환에서 불이 나 화환 9개가 불에 타고 그을리는 일도 있었다.

한편 김 전 장관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지난 8일 검찰에 긴급 체포됐고 10일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