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위해 취소 잘한 일" vs "취소 변명 구차"…이승환 콘서트 취소 두고 구미서 엇갈린 반응

입력 2024-12-24 17:29:49 수정 2024-12-24 20:05:29

24일 구미시청 앞 '이승환 콘서트 취소'를 선택한 구미시 응원하는 화환물결 이어져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 규탄 성명서 발표, 1인 시위 등 취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와

24일 경북 구미시청 앞 대로변은 이승환 구미 콘서트 대관을 취소한 구미시를 응원하는 화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영광 기자
24일 경북 구미시청 앞 대로변은 이승환 구미 콘서트 대관을 취소한 구미시를 응원하는 화환이 이어지고 있다. 이영광 기자

24일 경북 구미시청 앞 대로변이 때아닌 화환 물결로 이색풍경이 펼쳐졌다.

김장호 구미시장이 지난 23일 이승환 구미 콘서트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을 두고 구미시의 선택을 응원하는 100여 개의 화환이 구미시청 앞 대로변에 이어졌기 때문이다.

응원 화환은 '낭만도시에 정치적 공연은 필요없다', '김장호 시장님 잘하셨습니다', '공연 취소 참 잘했습니다', '취소 환영, 시민안전이 최우선', '사고예방 잘했다' 등의 문구로 채워졌다.

지역 내 한 꽃집 사장은 김 시장을 비판하는 근조화환 주문을 계속 받고있지만 이를 거부하는 등 김 시장의 선택을 지지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구미의 한 꽃집 관계자는 "가수도 공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 콘서트를 앞두고 특정한 정치색을 드러내는 것 이해할 수가 없다"며 "한 번에 구미시를 비판하는 10개 넘는 근조화환 주문 요청도 들어오지만 구미 시민으로서 양심상 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구미에 사는 50대 남성은 "길거리에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응원 화환이 많이 온 것은 구미의 민심"이라며 "본인의 정치적 발언 등으로 공연 시 안전의 문제가 충분히 예상됨에도 모든 책임을 구미시에게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앞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 하는 구미시장으로서 불가피하게 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구미시가 최소한의 안전 예방 조치를 약속받고자 이승환 측에게 '정치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지만, 이를 이승환이 거부했다는 게 대관 취소 이유다.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는 24일 구미시청 앞에서 이승환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를 한 김장호 구미시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영광 기자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는 24일 구미시청 앞에서 이승환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를 한 김장호 구미시장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영광 기자

반면, 이승환 구미 콘서트 대관 취소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는 구미시청 앞에서 '구미시장의 변명은 비겁하고 구차하다'는 내용의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구미갑·을지역위원회는 "무도한 윤석열의 12·3 계엄선포에 이어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 이어진 국회의 내란수괴 윤석열의 탄핵안 가결까지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두려웠지만, 용감했고, 어려웠지만, 이루어냈다. 그 기쁨을 크리스마스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보내고, 또 이미 7월에 계획된 이승환의 콘서트를 기다리고 기대한 것이 잘못이란 말인가"라며 김 시장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날 구미시청 앞에서는 구미시를 비판하는 1인 시위도 벌어졌다.

수원에서 왔다고 밝힌 1인 시위자는 "공연 이틀 전 일방 취소에 따른 교통비, 숙박비 취소 수수료 포함 등에 대해 구미시청이 직접 배상하라"며 "정치와 문화를 구분할 줄 아는 수도권 시민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