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불 질러 전신화상 입은 아들 "치료비만 3억"

입력 2024-12-17 18:12:39 수정 2024-12-17 18:59:01

2일 불이 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한 아파트. 연합뉴스
2일 불이 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 한 아파트. 연합뉴스

아버지의 방화로 전신 화상을 입은 아들을 돕기 위해 지인들이 치료비 모금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일 오전 11시 33분쯤 경북 포항 소재 한 아파트에서 불이 발생해 60대 아버지가 사망하고, 20대 아들 두 명이 중상을 입었다. 둘째 아들 손 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었고, 집안에 있던 큰아들(24)도 2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아버지가 기름을 뿌리고 부탄가스를 터뜨리려고 한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됐다"며 방화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손 씨 지인이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 따르면 손 씨의 형은 다행히 수술 후 안정을 찾았지만, 동생 손 씨는 전신 3도 화상을 입어 기증된 피부 조직을 이식받아 힘겹게 연명하고 있다.

지인은 "3도 화상은 이미 피부가 새까맣게 탄 채로 굳은 상태(표피, 진피층과 함께 피하조직까지 전 층에 거쳐 화상이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며 "담당 의사 소견으로는 손 씨가 회복할 확률은 5% 남짓"이라고 전했다.

손 씨는 건강보험 급여 처리가 되는 조직들을 사용해 재생 치료를 받았지만, 이 방법만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는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자가 배양 피부 이식' 수술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이 수술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손 씨 가족의 경제력으로는 해당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술 및 치료비에만 3억2천여만원이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손 씨와 함께 군 생활을 했던 해군 전우 약 10명이 모금 활동에 나선 상태다. 베스티안 화상후원재단이 개설한 해피빈 후원 계좌를 통해 후원금을 모으고 있다.

한편 손 씨는 어릴 적 유명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주 실력을 뽐냈던 색소폰 신동이었다. 한양대학교 실용음악과에 진학했으며, 지난 10월 해군 전역 후 복학을 준비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