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 않겠다" 한동훈, 재기 가능할까?…정치권 "비관적" 한 목소리

입력 2024-12-16 19:11:46 수정 2024-12-16 19:56:14

사퇴 선언 후 "제가 여러분 지키겠다" 훗날 기약
당내 입지 약화·2번 실패한 정치력·배신자 프레임…"단기간 복귀 어렵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당 대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들을 향해 "포기하지 않겠다"며 정치 행보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빚어진 탄핵 정국에서 수습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을 자신의 책임으로 돌리며 직을 내려놓는다고 했으나, 그간의 행보에 정당성을 부여하며 정치적 끈을 놓지 않은 채 '권토중래'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 전 대표는 "탄핵이 아닌 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가 제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에 선을 긋고, 표결 참여로 12·3 비상계엄을 막아낸 점에 대해선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국민의힘은 3일 밤 당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의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 같은 극단주의자들에게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 대표 주변에서는 한 대표가 휴식기를 거쳐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그의 재기는 여러 상황을 살폈을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어수선해진 당은 그가 척을 진 친윤계가 당 재편의 깃대를 잡은 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당내의 친한계는 한 전 대표의 사퇴로 입지는 더욱 줄어드는 상황이다.

또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정 선고를 조기에 마무리할 경우엔 대선의 시계는 급박하게 돌아가 보수 진영에서 한 전 대표가 자리할 명분과 시간은 더 없어지게 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내에서 한 전 대표를 도울 이들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라며 "정치 초보 한 전 대표가 얕은 지지기반과 일부에서 새긴 '배신자' 프레임을 뚫고 조기에 컴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한 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탄핵 정국에서는 당 대표로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면서 정치력 면에서 미숙한 점을 많이 노출했다"며 "탄핵 정국이 가라앉으면 당내에서 당원 게시판 의혹 등이 다시 불거질 수 있어 여러 면에서 한 전 대표가 그리는 정치 행보는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