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탄핵 쓰나미에 한 대표 버티지 못하고 사의
'비대위 전환 수순' 국민의힘, 내부서 적임자 찾자 움직임
당내 인물·신인 발굴 도돌이표 속 총선은 3년 넘게 남아
'조기 대선' 대권 주자 누가 되나…용병 정치 끊어낼 변곡점
보수 정가가 내부 인물을 키우지 못하고 용병에 기댄 정치를 이어가다 다시 궤멸의 위기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뒤 탄핵소추돼 직무가 정지됐고 당원의 압도적 지지로 당권을 잡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는 막을 내렸다.
기성 정치인의 한계를 외부 인물 수혈로 극복하려던 움직임은 윤 대통령을 발굴, 정권 교체를 이루며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하지만 당정 모두 초보 용병에 기댄 벼락치기 정치의 말로(末路)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보다 더 차가운 시련의 계절을 예고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최고위원 사퇴로 최고위원회가 붕괴돼 더 이상 당 대표로서 정상적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으며 정계에 발을 들인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5개월 만에 자리를 떠나게 됐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체제 전환 수순을 밟을 예정이다. 용병 정치의 한계를 절감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비대위원장 후보군으로 외부 명망가보다는 당내 중진 의원 등 내부에서 우선 찾아보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당 안팎에서는 '용병 두 명이 탄핵된 것이지 보수 세력이 탄핵된 것은 아니다'라며 윤 대통령의 탄핵, 한동훈 체제의 붕괴와 애써 선을 긋는 모습도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를 겪은 뒤 인물을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실력 있는 초선 의원을 발굴하지 못하는 등 당 내부의 한계가 용병 정치에 기대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점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이 위기 국면에 빠지거나 변화와 쇄신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 앞장서 책임지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고 소장파 의원들의 미래 지향적인 주장도 자취를 감춘 지 오래라는 한탄도 들린다.
당이 총선에서 패배하더라도 자신의 공천에만 목을 매고 자신에게 공천 줄 사람에게만 줄을 서는 정치 풍토가 보수 정가에 만연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보수 정가의 한 관계자는 "당내 인물을 키우느냐, 신인을 발굴해 기회를 주느냐는 결국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얘기"라면서 "22대 국회 임기는 이제 1년도 지나지 않았다. 보수 정치의 근본적 체질 개선 목소리가 과연 나올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그러면서도 "조기 대선 국면이 펼쳐질 때 누가 보수당의 대선 주자가 되는지가 용병 정치를 끊어낼지, 이를 연장하게 될지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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