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내란 혐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수괴 역할로 지목되는 증언이 나왔다.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이 가까워오자 '왜 그걸 못 끌어내냐'고 화를 냈다"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의 진술이 나오면서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지난 14일 이 전 사령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국회를 해산하거나 권한 행사를 방해하려 했는지 윤 대통령의 내란죄 성립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 전 사령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회 현장에서 윤 대통령으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았고 마지막 2차례 통화에선 '끌어내라'는 지시를 들었다"며 "계엄 해제 표결이 가까워오자 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전화해 '왜 그걸 못 끌어내냐'고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고 진술했다.
이 전 사령관은 또 "나는 서울을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는 임무 책임자인데 윤 대통령의 '끌어내라'는 지시가 너무나 당황스러웠고 마음이 안 좋았다"며 "대통령 지시여서 전달하지 않을 수는 없었지만 부하가 '안 된다'고 했고, 저도 '알겠다'고 하고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방첩사가 국회의원을 체포할 계획이었고 수방사가 내부 벙커에 구금 시설을 준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정신이상자 등을 수용하는 시설이 있다는 건 알았지만 계엄 계획 자체를 사전에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어 "계엄 당시 수방사 병력보다 먼저 국회 현장에 도착해보니 경찰과 시민들이 뒤엉켜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부하에게 '국회 경내에 무장화기를 갖고 들어가지 말라. 사고 위험이 있으니 장갑차도 내보내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이 전 사령관은 지난 6일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면담에선 "윤 대통령이 4일 0시쯤 상황을 물어서 '굉장히 복잡해 우리 인원이 이동할 수도 없다'고 답하자 가만히 들어보시다가 '알겠다'고 전화를 끊으셨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군 지휘부에 전화해 국회의 계엄 해제 표결을 막으라고 압박했다는 증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도 지난 10일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비화폰(보안전화)으로 전화해 '(계엄 해제가 가능한) 의결정족수가 아직 다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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