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인문·자연 정시 수능위주전형 총 1만6천414명
무전공 선발 인원 확보 위해 기존 학과 모집인원 축소
주요 대학 대부분 자연계열 수학·탐구 지정 과목 폐지
통합수능 4년 차인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지난달 14일 시행됐다. 올해 수능에서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자 등 'N수생'은 16만897명(34.7%)으로 20년 만에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N수생 강세 속에서 수능 국·영·수 영역이 전년도에 비해 쉽게 출제되면서 정시모집에서 수험생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시모집 원서 접수는 이번 달 31일부터 시작된다. 합격자 발표는 2월 7일까지, 합격자 등록은 같은 달 10일부터 12일까지 이뤄진다. 이후 미등록 충원 등록, 추가모집 및 합격자 발표, 등록까지 마감되면 길었던 입시 여정이 끝이 난다. 수험생들이 정시모집 지원 전략을 잘 수립해 원하는 학과에 입학할 수 있도록 2025학년도 정시모집 특징을 살펴봤다.
◆대학·학과 모집인원 변동사항 파악
정시 지원전략 수립의 시작은 모집인원 확인이다. 수험생의 입장에서 모집인원이 적은 학과는 합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담에 지원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소수모집 학과들은 예측 커트라인보다 합격선이 높아지거나 충원이 잘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모집인원이 많은 학과는 지원자가 많아 경쟁률이 안정적이며 충원도 활발히 일어나는 편이다.
이처럼 지원 심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 모집인원인 만큼 반드시 관심 대학·모집단위의 전년 대비 올해 인원 변동사항을 확인해 이러한 변화가 어떤 영향을 줄지 생각해 봐야 한다.
2025학년에는 전년 대비 2천811명 감소한 6만9천453명을 정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정시모집은 권역별 차이가 큰 편으로, 올해도 전체의 66.6%(4만6천280)를 수도권대학에서 선발한다. 대구경북권 22개 대학 정시모집 인원은 3천565명(9.6%)으로 지난해보다 277명 감소했다.
수도권 상위 15개 대학의 경우 2025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은 총 2만590명으로, 이중 대다수의 수험생에 해당하는 수능위주전형은 1만9천778명이다. 여기에서 예체능계열을 제외한 순수 인문·자연 정시 수능위주전형은 총 1만6천414명으로, 전년도보다 13명 감소했다.
상위 15개 대학 인문·자연 수능위주전형을 기준으로 보면 건국대(102명↓), 서울시립대(86명↓), 홍익대(39명↓), 중앙대(26명↓), 한국외국어대(6명↓), 한양대(5명↓)를 제외한 나머지 9개 대학은 모두 모집인원이 증가했다. 올해는 특히 서울대(16명↑), 연세대(38명↑), 고려대(65명↑)를 비롯해 성균관대(48명↑), 경희대(31명↑), 이화여대(15명↑), 서강대(7명↑) 등 상위권 대학의 모집인원 증가가 두드러진다.
한편 의·약학계열 정시모집의 경우 대대적인 증원이 있었던 의예 및 규모 변동이 없는 한의예를 제외하면 모두 전년 대비 모집인원이 감소했다. 수의예(22명↓)와 약학(16명↓)은 수시를 확대한 대신 그 인원만큼을 정시에서 축소했고, 치의예는 부산대가 치과대학 학제 전환으로 내년도 모집인원을 미선발함에 따라 일반전형(12명↓)과 지역인재전형(12명↓) 규모가 모두 줄었다.

◆다군 모집 신설한 상위권 대학 증가
정시에서는 가·나·다 군별로 1회씩 총 3회 지원 가능하다. 합격 후에는 한 곳만 최종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인 모집군 탐색 및 주력군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해마다 군별 규모는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체로 상위권 대학 및 주요 학과는 가군과 나군에 몰려있으며 모집인원도 많다. 반면 다군은 상대적으로 모집 대학 및 모집인원이 많지 않아 그만큼 경쟁률이 높게 형성된다. 합격 후 가군 또는 나군으로 빠져나가는 인원이 많아 충원율도 매우 높다. 다만 2025학년도에는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일부 학과에 한해 다군 선발을 실시하는 경우가 증가해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위권이 지원을 고려할 만한 대학·학과가 증가했다.
2025학년도에는 고려대·서강대·한양대·이화여대·서울시립대 등 상위권 주요대학이 일부 모집 단위에 한해 다군 선발을 실시한다. 대부분 올해 신설한 무전공학과나 첨단학과를 다군에 배치한 가운데 성균관대나 동국대처럼 선호도 높은 기존 학과를 다군으로 이동시킨 대학도 있다. 특히 이화여대는 올해부터 가·나·다군을 모두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의·약학계열의 경우 올해 인하대(의예), 조선대(의예), 충남대(의예,수의예,약학), 충북대(약학), 삼육대(약학) 등이 모집군을 변동함에 따라 군별 규모에 소폭 변화가 생겼다.
주요 대학 또는 인기 모집단위의 모집군이 달라질 경우 수험생들의 군별 지원 패턴 역시 달라지며 이는 자연스럽게 그해 경쟁률 및 충원율, 합격선에 영향을 준다. 이에 따라 올해 대학별 모집군 변경사항을 확인한 후 나와 성적이 유사한 학생들의 군별 선호도 및 지원 패턴, 관심 모집단위의 과거 경쟁률 및 충원율 등을 꼼꼼히 따져 소신·적정·안정 지원 대학·학과를 선별해야 한다.

◆ 수학·탐구 필수과목 폐지 대학 증가
2025학년도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은 주요 대학들이 자연계열의 수능 수학·탐구 지정 과목을 폐지함에 따라 선택과목에 관계없이 전 모집단위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올해 수학·탐구 과목 제한을 폐지한 대학으로는 연세대·한양대·이화여대·중앙대·경희대·건국대·동국대 등을 들 수 있다.
고려대는 자연계열 지원 시 수학은 제한이 없으나 탐구는 과탐 2과목을 필수 응시해야 한다. 반대로 서울시립대는 탐구엔 제한이 없으나, 수학은 미적분·기하 응시자만 자연계열 모집단위(일부 학과 제외) 지원이 가능하다. 서강대와 성균관대는 전년도에 이어 올해도 수학·탐구 과목 제한이 없는데, 이중 성균관대는 전년도까지 '자연계열 지원 시 과탐 1과목 이상 필수 응시' 조건이 붙었으나 올해는 이 역시 폐지했다.
확률과 통계 또는 사탐으로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다시 말해 인문계열의 자연 교차지원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행 수능체제에선 점수 구조상 확률과 통계 및 사탐 2과목 선택이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수능에서 이과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미적분·기하와 과탐의 표준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또 올해 수학·탐구 지정 과목을 폐지한 대학의 대부분이 자연계열 지원 시 미적분·기하 또는 과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사실상 올해도 확률과 통계 및 사탐 2과목을 선택한 인문계열의 자연 교차지원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올해는 자연계열뿐만 아니라 인문계열 모집단위에도 사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자연계열의 인문 교차지원 또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과생이 수학 점수의 우위를 이용해 문과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이 많이 발생해 왔다.
올해 인문계열 전체 또는 일부 모집단위에 한해 사탐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으로는 연세대·중앙대·경희대·서울시립대·동국대·숭실대 등이 있다. 특히 연세대의 경우 올해부터 인문계열(유형1)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 역시 조정돼 수학 비중이 줄고 국어와 탐구 영향력이 커졌다. 경희대는 인문계열 일부 모집단위에서 사탐 선택자에게 과목당 4점이라는 높은 가산점을 부여한다.
차상로 송원학원 진학실장은 "올해는 무전공 선발 인원을 확보하기 위해 대부분의 대학이 기존 학과의 정시 모집인원을 크고 작은 규모로 축소했다는 점이 큰 변수다"며 "전년 대비 정시 규모가 줄어든 학과는 과거와 다른 경쟁률 및 합격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입시 결과를 참고하기 이전에 각 대학의 학과 및 인원 변동사항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도움말=송원학원 진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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