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군대 가는데, 입대 연기 어렵나"…계엄 후 불안 커지는 부모들

입력 2024-12-14 08:23:16

현역 장병 부모 단체 "윤석열 탄핵 촉구" 성명 발표
입대 예정 자녀 둔 부모 "현재 상황서 입대 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녀를 군대에 보내야하는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미 자녀를 군대에 보낸 부모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현역 장병 부모들로 구성된 단체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무사귀환 부모연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군 통수권자가 하룻밤 만에 군인의 정신을 파괴한 현 상황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며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자격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려는 군인의 명예와 충성심이 훼손되지 않도록 요구한다"고 요청했다.

자녀를 군대에 보내야하는 부모들의 경우 온라인에 입대 연기 등과 관련된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13일 오후 2시 기준 네이버 지식인에는 입대 연기와 관련된 신규 질문이 136건 등록됐고, 작성자는 "아들이 16일 양구로 입대 예정인데 가능하면 늦추고 싶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네이버 군인 아들 부모 카페인 '군화모'에서도 입영 연기 사례가 공유되는 중이다.

한 이용자는 "이달 말 논산 훈련소 입영 예정이었던 아들이 현재 상황에서 입대를 취소했다"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아들이 공군에 지원했지만 취소 여부를 알아봤더니 불가능하다고 답변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미 자녀가 훈련소에 있는 부모들 역시 '비상계엄 선포'에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군인에게 위문편지를 쓸 수 있는 '더캠프' 애플리케이션에는 훈련병의 안부를 묻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더캠프 앱의 한 이용자는 "비상계엄이 또 선포되면 어쩌나 걱정된다. 군에 있는 아들이 항상 마음에 걸린다"고 말했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와 연락이 닿지 않을 때 불안감은 고조된다고 토로했다. 현역 군인은 오후 6시 이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다른 더캠프 이용자는 "아들이 평소라면 문자에 답했을 텐데 오늘은 대답이 없다. 답답한 마음에 애가 탄다"고 말했다.

한편 입영연기의 경우 병무청에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가능하다. 다만 병무청은 "불안감만으로는 연기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 입영 일자를 연기하기 위해서는 ▷질병 또는 심신장애 ▷가족 위독 등 가사정리가 필요한 때 ▷천재지변 기타 재난 ▷행방 알 수 없는 사람 ▷각군 모집시험 응시 ▷국외여행 ▷학교입학시험 ▷자녀출산·양육 ▷학점은행제 학습기관 수강 ▷졸업 예정자 등의 사유를 충족하고 관련 서류를 병무청에 내야 한다.

병무청 관계자는 "질병, 학업 등 특정 사유가 있을 경우 연기 신청이 가능하니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 신청하라"고 안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