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주은식
트럼프는 제1기 때 인태전략을 수립 및 천명하면서 미국의 대중봉쇄 전략을 표출했다. 그리고 이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QUAD(쿼드.4개국 안보회담.미국과 미국의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동맹국인 일본과 호주,미국의 동맹국은 아니지만 일부 안보 사안에서 협력하는 인도), AUKUS(오커스,미국, 영국, 호주 3개국이 결성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3자 안보 파트너십) 등과 같은 방위협력체를 창설했다.
또한 미국이 1971년 이후 인정해 왔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거부하고 미국산 무기를 대거 대만에 수출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지난 미 정부들과 다르게 형식적으로 행해왔던 대북경제 제재를 거칠게 실시하였다.
한편 트럼프는 우방국들에게 국방비 증액과 방위비 분담을 강요했다. 유럽연합(EU)은 트럼프의 즉흥적이고 도(道)를 넘는 압박과 불확실성, 불신감에 대하여 불안해 했다. NATO에 대한 미국의 일방주의에 대한 폐해를 더 이상 받아 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토로했다. EU는 세계 GDP(2022년)의 27.2%,미국은 25.3% 중국은 17.8% 상황 하에서 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적 행태에 대하여 부정적 입장을 표출했다.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정책과 군사적 대응
그리하여 EU는 나토군과 별도로 5만명 규모의 상설 유럽방위군 창설을 제기했다. 프랑스 시라크 전 대통령은 유럽방위군의 임무는 러시아, 중국,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하는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표명했다. 유럽연합이 유럽방위군 창설을 1999년부터 제기해 오다가 2003년까지 5만명 규모로 창설하겠다고 합의했었다.
이는 미국의 반대로 지지부진 하다가 트럼프 때 EU는 이를 다시 거론하면서 미국의 미래 군사적 위협까지 대비하는 차원의 유럽방위군 창설을 거론했다. 이는 독일과 프랑스가 주동이 되어 유럽의 자율성 확대를 목표로 한 것으로 우선 5000명 규모의 유럽방위군(신속대웅군)을 2025년까지 창설하기로 합의했으며 실현을 추진중이다.
트럼프는 이러한 미국 우선주의 정책 등으로 미국내 지지자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2차대전 후 세계 GDP의 46%를 생산했던 유일 패권국으로 다시 증흥시키겠다는 포퓰리즘 정치선동을 서슴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1940년대 미 경제는 125% 성장하였는데 군수 물자생산이 뒷받침하였다.

대금 지불능력이 없는 우방국 진영을 향해 무기대여법을 제정했으며 뉴딜정책으로도 잡히지 않았던 경제공황도 2차대전 수행으로 불황의 늪에서 탈출했다. 트럼프는 한국,일본,대만,유럽국가들과 같은 동맹국들의 군비 부담을 대폭 늘려서 그 돈으로 자국의 무력을 한층 강화하여 유일 패권국으로 증흥시키겠다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테네 제국은 페르시아 전쟁에서 승리 후에, 델로스 동맹을 결성하고 동맹국들에게 방위비를징수했다. 그 돈으로 자국의 무력을 더욱 강화했다. 그리고 그 후 동맹국들에 대한 군사비 증액을 요구하면서 제국주의 간섭을 강화했다.
더욱이 동맹국 기금을 사유화했다. 이에 동맹국들은 델로스 동맹에서 이탈했으며 오늘날 유럽연합이 유럽 방위군을 창설하듯이 반(反) 아테네 성향의 펠로폰네소스 동맹을 결성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아테네 제국은 급속히 몰락했다. 트럼프의 행태는 아테네 제국의 행태와 같은 수법이다. 미국 내 공화당에서도 이를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2기를 맞이하여 한국은 트럼프의 즉흥적 정책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EU와 일본,인도,중국,러시아 등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가야 한다.미국이 관세장벽을 높인다고 하지만 결국은 시간이 갈수록 한국,중국,대만,일본 등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는 세계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EU,일본 등과 행보를 같이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한국,일본,대만,유럽연합 등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일관할 경우 나토,동북아,동아시아 지역은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독자적 자율성를 강화하는 쪽으로 선회할 것이다.또는 아세안을 근간으로 아시아 판 나토 형태를 추구할 수 있다.

◆유럽연합의 방위협력 강화와 자율성 추구
독일은 유럽연합의 중심국으로 이미 부상하였는데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했지만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제2차 재무장을 시도할 것이다.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일방적인 휴전으로 종결시키면 EU는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고 비난하면서 독자적 안보를 보다 강화할 것이다.
트럼프는 한국,일본의 지정학적 협력없이 중국에 대한 봉쇄정책을 추진할 수 없다.오히려 중국이 이틈을 비집고 한중,일중 경제협력을 강화해 온다면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현저히 저하될 수 있다.북한이 러시아와 전략적 동반자관계 협정을 맺자 중국은 일방적으로 한국에 대하여 무비자 정책을 채택했다.이는 견제와 균형으로 한반도를 관리하겠다는 포석이다.
트럼프는 1기 정부 때 인태전략을 추진하면서 중국의 봉쇄를 위하여 미국의 지상병력과 함정,전투기 등을 추가 배치하기로 했다.그러나 바이든 정부까지 노력은 했으나 예산부족으로 실현시키지 못했다.중국 봉쇄와 인태전략의 핵심 지역은 대만해협이다.대만해협 사태시 지정학적 구조상 핵심기지는 한국 군산 및 제주도,동지나 해역의 유구열도,일본 큐슈,필리핀 루손섬 북부 미군기지,괌 등이다.

◆한국의 외교적 대응전략과 전망
미국은 향후 패권유지에 기장 중요한 대중봉쇄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동지나 해역의 미군을 증강해야하며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남중국해에 재배치 할 부대가 부족하기 때문에 주한미군 일부를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빌미로 전환배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주력함대가 대련 및 청도에서 대만해협으로 1700km를 이동하려면 700km의 한중 중간수역을 통과해야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트럼프에게 우리의 지정학적 역할을 제시하고 협상과 설득의 여지가 있다.그러나 트럼프는 관세에 관심이 있으나 지정학적 중요성 분야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지 않다.
트럼프은 2기 진영을 충성스러운 사람들로 충원하면 제1기 때보다 세계 안보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동맹국들에 대한 신뢰는 더욱 저하될 것이다. 트럼프가 제1기 때 주한미군 감축을 제기하자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주한미군 감축시 의회 동의를 입법화했다. 하지만 상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여 다소 불안정하다.
트럼프는 제1기 때 김정은을 만나는 등 보여주기 정치쇼를 반복했고 방위비 증액을 강요했지만 4년 동안에 성과는 거의 없었다. 대중국 및 대북 제재와 대만 해협의 긴장을 높였지만 이에 대비한 군사대비를 강화하지도 못했다. 전략도 거래로 보는 지도자는 오히려 상대하기가 쉽다.너무 우려할 사안은 아닌 듯하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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