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가요? 돈 안받아" 탄핵 집회에 택시기사들 미터기 껐다

입력 2024-12-08 21:23:25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7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7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집회에 참석하는 시민에게는 택시비를 받지 않았다는 사연들이 전해졌다.

지난 7일 한 X(옛 트위터) 이용자는 "기사님이 나 국회 앞에 내려주시고 2분 후에 결제 취소하셨어..."라며 결제 취소 화면을 인증했다.

해당 이용자가 첨부한 사진에는 택시 운임으로 2만3천500원이 결제됐다가 주문 취소로 결제 수단이 사용 취소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은 오후 3시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일대에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저녁까지 일대 도로가 통제되고 지하철도 무정차 통과하는 등 도로가 혼잡했다.

차량 정체로 택시비도 많이 나왔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집회 참석하러 간다는 것을 알고 택시 기사가 돈을 받지 않은 것이다.

비슷한 사연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천선란 작가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택시 기사님께) 우리 LED 촛불 나눔 드렸더니 택시비 안 받으시겠다고 미터기를 끄셨다"고 했다. 또 택시 기사님이 "놀러 간다고 생각하고 가요. 나들이 가듯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택시 기사님이 여의도 간다니까 중간에 미터기 끄고 달려주셨다", "택시가 너무 안 잡혀 혹시 국회의사당 가시냐고 여쭤보니 한 택시 기사분이 거기 근처에서 내려주셨다. 학생만 보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 등 사연을 공유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30분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다만 국회의원들이 군인들보다 먼저 국회의사당에 진입하고 본회의를 개최해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결의하면서 4일 새벽 결국 비상계엄이 해제됐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지난 7일 상정했다. 탄핵을 찬성하는 시민들도 같은 날 국회의사당 근처에 모여 평화시위를 이어갔다. 다만 탄핵 투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제히 본회의장으 빠져나가면서 정족수 200명에 미달해 투표 자체가 불성립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매주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12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14일에 표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 탄핵 추진은 계속해서 '목요일, 토요일' 일정으로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