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참모들도 몰라

입력 2024-12-04 00:31:20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에서 경찰 차량들이 동작대교 방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에서 경찰 차량들이 동작대교 방면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3일 늦은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많은 이들에게 예상 밖의 일이었다. 대통령실의 여러 참모조차 발표 직전까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점에서 그 급박함이 드러난다. 그날 밤 9시 이후, 상황은 빠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일부 대통령실 참모들은 이미 퇴근하여 개인 시간을 보내거나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었으나, 심야 담화에 대한 정보는 전혀 공유되지 않았다.

밤 9시 30분을 기점으로, 윤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의 감사원장과 검사 탄핵, 그리고 예산 감액안 단독 처리에 대해 직접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이 시점부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이들이 공식 답변은 물론 사실 확인 요구에도 "전혀 알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이며 연락을 거부했다.

몇몇 참모들은 저녁 식사 도중 긴급한 호출을 받고 대통령실로 복귀했지만, 비상계엄이나 긴급 담화에 대한 정보를 미리 얻지는 못했다. 현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 복귀한 참모들도 용산 청사로 속속 모였다. 밤 9시 50분경에는 긴급한 정부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방송사들 사이에서 회자됐다.

대통령실 내 브리핑룸 앞에는 많은 기자들이 대기했으나, 잠긴 문 때문에 입장은 불가능했다. 생중계 없이 전격적으로 시작된 윤 대통령의 긴급 담화는 밤 10시 23분쯤 시작됐다. 기자들은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의 발표를 시청할 수밖에 없었다.

윤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준비해 온 서류를 들고 자리를 떠났다. 브리핑룸 출입은 여전히 제한되어 기자들이 직접 윤 대통령을 대면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대통령실은 담화문 전문을 밤 11시 23분에, 그리고 전속 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11시 9분에 각각 언론에 배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