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어쇼어링' 멕시코 진출한 車부품사들…관세 인상 타격 불가피
트럼프 최측근 머스크 영향력…2차전지 반등 기회
섬유 업계 원자재 공급 차질 우려…中 견제 반사 이익 기대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으로 대구경북 산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경한 관세 정책으로 무역장벽이 공고해질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지역 주력 산업군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업종에 따라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긍정적 해석도 나온다.
◆ 멕시코 진출 차부품 업계 타격 불가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첫날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25%의 관세를 물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멕시코에 북미 시장 전진기지를 마련한 차부품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6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에 부품을 공급하는 차부품사 상당수가 멕시코 현지에 가공·조립 공장을 두고 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니어쇼어링'(인접한 국가로 수출기지를 이전하는 전략) 정책에 맞춰 멕시코 현지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결과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인상으로 지역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내연기관차 부품으로 시작해 최근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생산 및 판매 확대에 따라 관련 투자를 확대한 기업도 적지 않다.
멕시코 현지 공장에서 부분 가공을 걸쳐 부품을 완성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사례도 늘었다. 실제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분석 결과, 올 10월 기준 대구지역 대(對)멕시코 수출품목 가운데 자동차부품과 부품 제작에 필요한 기타철강금속제품이 2·3위를 차지했다. 경북 역시 부품의 원료로 쓰이는 철강제품과 자동차부품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근화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차장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를 저렴한 멕시코에 생산기지를 둔 부품사가 많다. 북미 수출에 기여도가 높은 기업들이 타격을 입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 2차전지·섬유 반등의 기회 잡을수도
트럼프 당선인이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인 태도를 유지하면서 2차전지 업계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높지만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키움증권은 '2025년 이차전지 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실제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내년 이차전지 업황의 전개는 부정적인 측면만 있다고 판단되지 않으며 오히려 국내 업체들에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상향 조치에 따른 반사 수혜가 있을 수 있고, 완전자율주행(FSD) 승인으로 전기차 침투율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또 현지 공장을 보유한 업체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특히 트럼프 당선에 기여한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의 영향력 확대로 국내 기업도 수혜를 볼 수 있다. 테슬라의 협력사로 알려진 대구의 양극재 전문기업 엘앤에프와 원통형 배터리 핵심 재료를 공급하는 포항의 TCC스틸이 대표적이다.
섬유 업계의 경우 트럼프 재집권으로 인한 변화로 인한 위기와 기회가 교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관세로 인한 원자재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은 반면 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한국 섬유패션산업이 앞서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원산지 증명, 품질 강화 등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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