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정부 '쇄신 인사' 임박…총리에 주호영 등 하마평

입력 2024-11-21 17:54:44 수정 2024-11-21 20:22:38

장수 장관 중심의 개각도 이뤄질 전망, 국회 인사청문회 변수 예의주시
대통령실 개편도 함께 진행될 전망, 재직기간 길거나 구설수 올랐던 참모들 교체 전망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 야당이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 현실화로 휘청거리고 있는 가운데 여권은 인적쇄신을 통한 정국 주도권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여소야대 구도인 국회의 '견제'를 우회할 수 있는 대통령실 인사가 먼저 이뤄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온전히 담길 수 있는 용산 참모 교체 인사를 통해 국정쇄신 방향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이르면 이달 말 국회 청문회 대상이 아닌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고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처리되는 대로 국무총리와 부처 장관을 지명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부에선 윤석열 정부 제1기 내각인사 가운데 국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처럼 연공서열 및 관료주의 깨는 쇄신형 인사 필요하다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 국무총리는 누구?

우리 헌법은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위상을 갖는 총리는 국회의 임명동의를 반드시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각 부처 장관은 국회의 반대에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지만 총리는 국회가 반대하면 임명이 불가능하다.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수는 108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총리는 야당의 동의를 확보해야 교체가 가능하다.

이에 정치권에선 차기 총리 후보자 조건으로 ▷전·현직 국회의원 ▷호남인사 ▷경제전문가 등을 꼽고 있다.

야당을 향해 '동료애'를 읍소할 수 있는 전·현직 국회의원 출신이 최우선 고려대상이다. 아울러 호남인사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법원의 유죄판결로 독이 오를 대로 오른 야당의 동의를 얻어내려면 호남출신 인사 정도로 여권이 성의를 표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계경제가 술렁이고 있고 현 정부에 대한 궁극적인 평가는 결국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로 갈리기 때문에 총리는 경제전문가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린다.

현재 국무총리 후보로는 5선과 3선 국회의원을 지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주호영 국회부의장(6선), 지역구가 서울인 권영세 국회의원(5선), 호남 출신으로 상징성이 있는 이정현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 내각 어느 정도 바꿀까?

대통령실 민정수석실은 윤 대통령의 남미 순방 기간(14일~21일) 중 모든 부처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인사 파일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대적인 인사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포석으로 풀이된다.

21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민정수석실이 인재풀 관리와 검증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안다"며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순차적으로 개각내용이 발표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구체적으로 이른바 '장수 장관'에 대한 교체가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대상이다. 아울러 9개월째 비어있는 여성가족부 장관 자리도 채워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으로 경찰 출신의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된다.

여권에선 국정쇄신 의지를 과시할 수 있는 참신함과 함께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는 경륜과 청렴함을 갖춘 인재를 얼마나 찾을 수 있느냐가 전체 개각 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예상치 못 한 '불상사'가 생겨 낙마자가 나올 경우 국정쇄신 명분이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 대통령실 인적쇄신 강도는

대통령실은 이르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나오는 오는 25일을 전후해 대대적인 인사혁신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방탄에 골몰하는 야당과 인적 쇄신에 나선 여권의 대비효과가 극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윤 대통령이 국정안정에 방점을 찍을 경우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개각과 함께 대통령실 인적쇄신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내각과 달리 대통령실 참모진 인선은 온전히 윤 대통령의 재량으로 가능하기 때문에 중대폭의 교체 인사를 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재직 기간이 오래된 수석, 언행 등과 관련해 일부 논란이 있는 수석·행정관 등이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이른바 '김건희 라인'으로 지목된 비서관·행정관도 교체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음주운전으로 징계받고 복귀해 논란이 됐던 강기훈 국정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에 대한 인사 조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또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대응 차원에서 외교안보 라인의 일부 교체도 예상할 수 있다. 원희룡 전 장관의 대통령실 합류 여부도 관심사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지근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확실하게 이행하는 역할과 함께 국민들에게 '대통령실이 뭔가 변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줄 수 있는 인사들을 대거 발탁해야 한다"며 "집권 후반기 핵심 추진과제로 양극화 해소를 제시했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선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