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에 따른 심신미약 호소, 재판부는 인정안해
1심 선고 그대로, 징역 16년에 보호관찰 명령 3년
자신을 무시해서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고 생각해 이웃인 60대 남성을 손도끼로 무참히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항소심에서도 중형이 선고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박진환 부장판사)는 30대 A씨의 살인, 주거침입, 절도 등의 혐의 사건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 측이 제기한 양형 부당 이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이 선고한 징역형 16년에 보호관찰 명령 3년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14일 오전 4시쯤 충남 예산군에서 옆집에서 거주하는 60대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웃인 60대 남성이 평소 자신을 무시해 벽을 쿵쿵 치는 소리를 내는 것으로 생각해 불만을 품어오다 범행 당일 새벽 옆집으로 찾아갔고, 현관문을 열려고 했다. 이 소리를 들은 피해자가 문을 열자, A씨는 미리 준비한 날 길이 13cm의 손도끼로 60대 남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해당 남성의 자동차를 타고 달아났다.
A씨 측은 1·2심 내내 조현병에 따른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양형 요소로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1심 재판부는 A씨 조현병 치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주도면밀한 도주 방법 등의 정황을 살펴보면 범행 당시 사물 변별·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는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조현병에 따른 재범 가능성에 대한 위험성을 우려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의 이런 판단을 존중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여러 사정 참작해 형량을 정했는데, 양쪽이 주장하는 양형 요소가 이미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2천만원을 형사 공탁했지만, 범행 내용을 고려하면 양형을 변경할 사정이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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