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 "크게 박수받아 봤으니 밑질 것 없는 삶…은퇴는 없다"

입력 2024-11-14 07:53:21

내년 정규 17집…오늘 선공개곡 '이별에도 사랑이'·'마이 블루스' 발표
"조용필 형님 덕에 뒷짐 지고 쫓아가…댄스 도전하고 싶어"

가수 이문세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17집 발매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수 이문세가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열린 정규 17집 발매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연을 준비하거나 앨범을 만들 때 기타를 잡고 열심히 노래하니 행복하더라고요. 제가 집중할 일이 있다는 게 지탱할 힘이 됩니다."

가수 이문세는 13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정규 17집 제작발표회에서 "앞으로 20년은 끄떡없이 (음악을) 할 생각"이라며 "박수 쳐주는 사람이 객석에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은퇴 공연은 하지 않는다는 게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음악을 할 수 있는 비결로 "다른 부업이나 사업을 하지 않고 음악만 하는 단순한 사고"라며 "복잡하지 않은 삶 덕분이다. 나는 이완과 집중을 비교적 잘 지키는 아티스트"라고 말했다.

이문세는 이날 내년 발매할 17집 수록곡 '이별에도 사랑이'와 '마이 블루스'를 선공개한다.

'이별에도 사랑이'는 연인과의 이별을 넘어 인생에서 겪는 소중한 사람들과의 다양한 이별을 떠올리게 하는 발라드다.

'마이 블루스'는 가수로 긴 시간을 살아오며 느낀 감정과 상황이 솔직하게 담긴 노래로, 이문세가 작사·작곡했다. '인생은 가는 거 / 누구나 가는 그 길 / 꽃잎 하나 떨어지네…박수 한 번은 받아봤으니까 / 내 인생 끝이어도 난 좋아'라는 가사에는 목가적인 일상과 무대 위 삶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이문세의 진솔한 마음이 묻어난다.

그는 '이별에도 사랑이'에 대해 "4분의 3박자 편안한 왈츠 리듬에 실은 내 마음을 가을 하늘에 툭 던지고 싶은 노래"라고 소개했다.

또 '마이 블루스' 가사를 인용하며 "대중에게 박수 크게 받았으니 내 인생에서 밑질 것은 없었다. 여한이 없다"고 노래 인생을 돌아봤다.

1978년 CBS '세븐틴' MC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문세는 1983년 1집 '나는 행복한 사람'을 내고 본격적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소녀', '난 아직 모르잖아요', '사랑이 지나가면',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옛 사랑', '광화문 연가', '붉은 노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고 여전히 무대와 라디오 방송을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이문세는 "마이크를 잡고 대중 앞에서 노래한 지 40년이 넘었다"며 "중간에 힘든 과정도 있었고, 넘어야 할 강과 산과 무릉도원도 있었다. 40년 이상 (대중의) 박수를 놓치지 않고 외면받지 않았기에 마이크를 잡을 수 있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올해 펼친 시즌제 콘서트 '씨어터 이문세'를 연이어 매진시키며 여전한 티켓 파워를 과시했다. 이 공연은 히트곡 메들리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호평받았다.

이문세는 17집 발매 전 수록곡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또한 팬들의 요청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씨어터 이문세' 투어를 내년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그는 "춤 욕심이 있다. 춤만 잘 췄다면, 17집 타이틀곡을 댄스곡으로 해서 나이 예순 중반에 비(정지훈)처럼 춤을 추는 게 꿈이자 로망"이라며 "춤이란 제게 도전하고 싶은 장르다. 제가 춤은 비보다는 못 추겠지만, 60대에 비가 과연 저처럼 건강할 수 있겠느냐"며 너스레도 떨었다.

가수뿐만 아니라 '별이 빛나는 밤에'·'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로 라디오 DJ로도 이름을 날린 그는 올해 6월 '안녕하세요 이문세입니다'로 13년 만에 라디오에 복귀했다.

이문세는 "이문세와 라디오라는 세 글자는 떼어놓을 수 없는 함수 관계"라며 "저는 라디오를 통해 성장했고, 라디오로 꽃을 피웠다. 수많은 청취자와의 교감을 통해 이문세는 지금도 박수를 받고 있다"고 라디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달 정규 20집을 낸 '가왕' 조용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용필이 형님은 은퇴 공연은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무대에 서 있는 모습이 가장 아름답고 존경스럽다"고 치켜세웠다.

"그분들(선배 가수)이 앞장서 가니 저도 뒷짐 지고 여유 있게 쫓아갈 수 있는 겁니다. 묵묵히 따라가는 저 같은 후배에게 일종의 용기를 주시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