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일 대구정책연구원 연구본부장
최근 대구시장과 경상북도지사, 행정안전부 장관, 지방시대위원장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는 소식이 연일 전국 언론을 강타하고 있다. 지역 문화관광 정책을 전공하는 필자에게는 '긴 가뭄에 단비가 내리는 것'같이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예로부터 대구경북은 동일한 문화지리적 뿌리를 기반으로 인문 정신과 가치를 공유하면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과 산업화를 견인해 왔다. 신라·가야·유교 문화와 백두대간·낙동강·동해안 자연생태는 대구경북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이자 시도민의 삶의 터전이었다.
1981년 경상북도에서 대구직할시가 분리된 이후 대구경북은 각자의 방식으로 문화관광 정책을 추진해 왔다. 장점도 있었지만 양 시도는 정서적 단절과 때로는 경쟁, 다소의 갈등을 경험하면서 동일한 문화관광 권역으로서의 연계 융합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아쉬움도 많았다.
다행히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추진한다니 글로벌 무대에 지역의 문화적 위상을 선보일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되었다. 신공항 개항, 문화관광 투자·개발 특례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상상도 못 할 정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첫째, 행정통합은 문화예술 콘텐츠 및 인적 자원 간의 활발한 교류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에 비해 문화 향유 여건이 미흡한 경북 시군을 중심으로 양질의 문화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문화 향유 기회가 대폭 확대될 것이다. 또한 지역 내 예술인의 활동 공간이 대구경북 전역으로 확장되어 청년 예술인의 수도권 유출을 방지하고, 예술 산업 생태계 구축과 창업 환경이 조성되어 좋은 일자리도 생겨날 것이다.
둘째, 행정통합은 문화콘텐츠 산업 측면에서 획기적인 성장동력을 제공한다. 경북의 인문 정신과 전통문화가 대구의 기업, 인재, 문화기술(CT) 등과 연계 융합되면서 수도권과도 견줄 만한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공연·축제 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이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과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의 공간적 범위 확대와 콘텐츠 다양성 확보 등이 이루어지면서 신공항 개항과 함께 글로벌 탑 클래스 공연예술 축제로 발전할 것이다.
셋째, 행정통합의 직접적 단기적 성과는 관광산업에서 창출될 것이다. 전국 최다의 세계유산과 로컬 콘텐츠는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설 것이다. 신공항과 영일만 크루즈항, 울릉공항, 동해선·중앙선·중부내륙철도는 지역 관광산업의 발전을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별법에 따른 관광 개발·투자 특례는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전시 컨벤션의 발전을 견인하면서 비즈니스관광객의 방문을 유도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 일본, 러시아를 잇는 국제 관광 루트가 개설되고, 전 세계 부호들이 지역에 거주하면서 즐기는 프리미엄 쇼핑·관광단지도 생겨날 것이다. 이는 대구경북특별시가 지역 소멸이 아니라 인구 증가 지역으로 대전환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넷째, 행정통합에 따른 문화관광 파급효과를 최대한 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시도민의 전폭적인 관심과 참여를 통해 '신문화 관광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대구정책연구원은 행정통합에 따라 관광 소비지출액이 2022년 1조3천억원에서 2045년 14조원으로 연간 10.4%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역 문화관광 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대도약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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