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해 손경식 경총회장을 만났다. 이 대표는 인사말에서 "'성장(成長)이 곧 복지(福祉)'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가장 합리적, 효율적, 도덕적 방법을 동원해야 우리 기업이 국제 경쟁력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이런 행보는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나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해 논의한 것과 맞물려 눈길을 끈다.
임박한 본인의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해 장외 투쟁에 나선 이 대표가 비판을 희석시키기 위해 '경제·민생을 살피는 정치 지도자'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대표는 이날 친명계 5선 안규백 의원이 단장을 맡은 당대표 특보단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앞서 김민석 최고위원이 꾸린 집권플랜본부와 함께 '차기 대선 준비 조직'이라는 말이 나온다. 대선(大選) 행보를 통해 사법부에 압력을 넣으려는 속셈도 엿볼 수 있다.
이 대표의 겉말과 달리 민주당은 '상법 개정안'을 연말 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은 기업 경영에 치명상이 될 독소조항(毒素條項)으로 인해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일 년 내내 소송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 그대로다.
당대표 방탄 장외 투쟁에 '올인'하면서 '이재명 예산' '김건희 예산' 다툼하느라고 내년도 예산 심의와 법안 심사가 제대로 될지도 의문이다. 상속세·종합부동산세에 대한 여야의 의견 차가 크고, 끊임없는 정쟁(政爭) 탓에 산업계에서 간절히 바라는 'K칩스법(반도체 등 국가 전략기술 시설 투자 비용의 15~25%에 대한 세액감면)' 연장, 일반 분야 연구개발 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공제, 인공지능(AI) 기본법 등의 처리는 뒷순위로 크게 밀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은 부당한 국정 발목 잡기로 인한 민생경제 파탄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하다. 이제 정치 선전·선동에 앞서 수권 정당(授權政黨)으로서의 책임감과 능력을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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