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데이트 살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될까···경찰 "검토 중"

신상정보 공개 결정되면 2020년 n번방 주범 갓갓 문형욱, 코태 안승진 이후 세번째 사례

경북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경북경찰청이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A(36)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A씨의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되면, 경북경찰청이 2016년 이후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피의자 신상공개를 한 세 번째 사례가 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구미시 한 아파트 복도에서 전 여자친구 B씨와 B씨의 모친에게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지난 10일 구속됐다.

A씨와 B씨는 올해 초 교제를 시작했다, 사이가 나빠지면서 4개월만에 헤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B씨와 헤어진 이후 거주지·직장 등을 찾아 만남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를 스토킹으로 3차례 경찰에 신고했다.

현재 경찰은 A씨의 신상정보 공개 요건에 해당하는 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로, 구체적으로 심의위원회 구성 등 실질적 절차가 진행된 단계는 아니다. 또 심의위원회는 의결 기관이 아닌 자문기관이기 때문에 심의위원회 심의가 경찰의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최초 개설자(대화명 '갓갓') 문형욱(24)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북지방경찰청은 13일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전날 구속된 문형욱의 이름과 나이, 얼굴을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 12일 문형욱이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가는 모습. 연합뉴스

경찰은 올해 1월25일부터 시행 중인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 공개에 관한 법률(중대 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신상 공개 지침을 운영하고 있다. 지침에 따라 기존의 특정 강력 범죄·성폭렴 범죄에 그치던 대상 범죄가 내란·외환·조직범죄·중상해·마약 등으로 확대됐다.

관련지침이 운영된 이후 화성 오피스텔 여자친구 살인사건의 범인인 김레아(26)와 강남 오피스텔 모녀 살인사건 범인 박학선(65) 등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김레아의 경우 헤어진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보는 데서 범행을 저지른 점과 교제관계에서 살인으로 이어진 위험성 등을 고려해 신상공개가 결정됐다. 이번 사건은 데이트 폭력이 살인으로 이어진 점, 숨진 B씨의 모친이 A씨가 휘두른 흉기로 크게 다친 점 등을 고려했을 때 신상정보 검토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수사기관은 A씨의 나이와 직업(미용사) 등은 밝힌 바 있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24)과 함께 피해자를 협박한 25세 안승진이 23일 오후 검찰로 송치되기 위해 경북 안동시 안동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 18일 경찰관 3명,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범행수법, 피해 정도, 증거관계, 국민의 알 권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안 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정했다. 연합뉴스

경찰 관계자는 "신상정보 공개와 관련해서 현재 검토 중인 단계다.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관련 규정, 기준 등을 확인해 공개 여부를 검토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북경찰청은 2020년 6월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n번방을 개설·운영한 '갓갓' 문형욱과 공범 안승진(코태) 등 2명의 신상을 공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