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출신, 박근혜 정부 당시 민간인 최초로 국방부 차관 역임…국내 손꼽히는 안보 전문가
北 러·우 전쟁 파병…김정은 외화 얻기 위한 '용병형 파병', "푸틴 체제 끝나면 북러 협력 사라질 것"
문재인 정부 호의적 대북 정책은 북측에 철저히 악용돼…북측 주민 생각 바꾸는 일관된 대북 정책 펴야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은 국내 손꼽히는 안보 전문가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민간인 최초로 국방부 차관에 선임돼 주목받았다. 경북 구미 출신인 그는 20대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에 봉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인 전쟁기념사업회 회장을 맡은 그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는 외빈 맞이와 관람객 편의를 위한 활동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었다. 백 회장은 "용산 전쟁기념과은 연간 300만명이 방문하는 국가적 명소"라며 "방문객들이 이 곳 전시관·박물관에서 우리 역사를 확인하고 애국심을 되새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전쟁기념사업회장 취임하셨는데, 소회는?
▶취임 전 보다 훨씬 보람을 느끼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생각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학자, 국방차관과 국회의원 시절 만큼 전투적이거나 분주하지는 않지만 국가의 과거, 현재, 미래를 더 치열하게 생각하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매일 1만여명의 일반관람객, 연간 100여팀의 외국 VIP를 상대로 하는 공공외교, 교육아카데미 등을 통해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정신적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데서 긍지를 느낍니다.
-용산전쟁기념관에 대한 소개를 간략히 부탁드립니다.
▶4개의 핵심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11개의 상설전시실과 추가적인 특별전시실을 운영, 미래세대에게 국가정체성을 알게 하는 어린이 박물관, 용산특강 및 나지포(나라를 지키는 포럼) 등 학술아카데미, 외국 VIP를 상대로 하는 공공외교를 핵심사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전쟁사업회 설립 법에 전쟁교훈을 바탕으로 전쟁을 예방하고 통일 여건을 만들라는 역사적 명령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명령을 성실히 이행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 1만여명, 연간 300만명이 찾는 국가 최고의 관광 시설이자, 문화 시설이기도 합니다.
-올해 전쟁기념관이 개관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부의 전폭적 지원, 선배 임직원의 노력으로 특별한 위상을 만들어 왔습니다. 개관 30주년을 맞아 용산 '삼각지' 역명에 전쟁기념관을 병기하는 결정을 확정했습니다. 용산구청, 서울시의 원팀노력 덕분입니다. 지면을 빌어 용산구청장, 서울시장에게 감사드립니다. 전쟁은 국가만 할 수 있습니다. 민간단체가 하면 테러이지요. 전쟁기념관을 이용하거나, 서울지하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전쟁기념관역 역명을 통해 국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을 한번 더 생각하는 브릿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반도 안보상황이 매우 엄중합니다. 북한은 남한측 무인기 침공을 주장하면서 대남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평양 노동당 청사, 지도자 숙소 지붕에 무인기 출현은 북측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자살 드론의 위력이 요인 암살 및 핵심 시설 운용되는 현실 때문에 더욱 그러할 것입니다. 북측은 스스로 방공 통제시설 허점과 두려움을 보여주었습니다. 북한 핵이 결코 북한 지도자와 체제를 지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가지기를 기대합니다. 안보 정세가 긴장되고 어려울수록, 정부와 군 당국의 판단을 신뢰해야 합니다. 김정은과 우리측 일부 인사가 통일을 포기하자는 주장을 경계해야 합니다. 현실을 내세워 북측 체제 존립과 버티기를 정당화시키는 궤변이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당선 등 미국 국내정치 변화와 관계없이 우리의 전략적 위상을 제대로 평가하고 한미 동맹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 발전시켜야 합니다.
-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 간 밀착 관계는 지속될까요?
▶푸틴과 러시아, 김정은과 북한 주민을 분리시켜서 판단하면 간단하게 현재를 들여다보고 미래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안은 푸틴이 일으킨 침략 전쟁에 김정은이 루블, 외화를 얻기 위한 거래에 토대를 둔 '용병형 파병'입니다. 푸틴 체제가 끝나면 그 협력 관계는 봄날에 녹아 사라지는 눈사람 같은 협력 관계일 것입니다. 김정은 체제의 국제적 고립, 푸틴의 고립을 촉진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 우크라이나 젤렌스키를 힘들게 할 것이고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것입니다. 러시아가 북핵을 용인하는 분위기는 북핵 해결에 큰 장애를 만들고 있습니다. 푸틴 집권 기간 동안 북러 군사협력을 감당해야 할 것 같습니다. 23개항의 북러 군사조약 서명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조약에 따르면 어느 일방이 언제든지 폐기할 수 있는 연성조약입니다. 푸틴 이후에 조속히 폐기할 여건을 미리미리 만들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 체제 위기론이 자주 대두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가 대북 관계를 슬기롭게 가져갈 수 있는 방향은?
▶5년 임기의 우리 정부들이 북한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루었지만, 북측체제의 본질적 변화를 만들지 못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등 일부 정부의 호의적 대북정책을 북측은 철저히 악용했습니다. 한 번 속는 것은 속이는 사람의 책임이지만, 반복해서 속는 것은 속는 사람의 책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북측 체제에 더 이상 악용당하거나 속아서는 안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측 주민의 생각을 바꾸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합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대북 심리전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일부는 북측을 상대하는 통일 정책 보다 우리 정부 부처가 일일우일신하는 북한 변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발상의 전환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 우리 미래세대에게 전쟁기념관이 어떤 곳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는지요?
▶취임한 지난 해에 국민(외부 기업)의 후원금을 받아 BTS(Bridge of Team Spirits)라는 이름을 가진 징검다리를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명소가 되었습니다. 전쟁을 경험한 세대와 미래세대가 전쟁교훈을 공유하고, 국제사회와 한반도가 통일준비라른 시대정신을 공유하자는 소원을 담아 보았습니다. 기성세대가 미래세대에게 경험 공유를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전쟁기념관을 방문하면서 자연스럽게 국가, 공동체를 더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기를 바랍니다. 부드럽게 스며든 공동체의 사랑이 전쟁예방, 통일완성이라는 초강력 정치에너지를 만들 것입니다. 그런 에너지를 기대합니다.
- 용산전쟁기념관에서 준비 중인 계획이 있다면?
▶하드웨어 보다는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선진화된 전시기법으로 상설전시실을 지속적으로 현대화해야 합니다. 어린이박물관, 교육아카데미 기능을 수행하는데 민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념관을 찾는 수많은 외국 VIP와 대화 채널을 글로벌 어젠다, 국가 간 현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공공외교 창구로 피드백하는 제도를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름은 전쟁기념관이지만 프로그램은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애국심 재충전 공장'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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