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5일 용계 은행나무 앞에서 상식 30주년 기념행사
수몰위기 처했던 은행나무 15m 수직으로 상식작업으로 구출
자연유산 보존 공로자 표창, '당산나무 할아버지' 위촉식 열려
국가유산청은 물에 잠길 위기에 있던 노거수를 이식해 자연유산 보존의 대표사례가 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의 상식 30주년을 맞아 지난 5일 용계리 은행나무 앞에서 기념행사를 가졌다.
이날 기념행사에는 최응천 국가유산청장과 김학홍 경북도 부지사, 권기창 안동시장,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당시 상식 작업을 담당한 ㈜대지개발과 현재 은행나무를 보존·관리하는 용계리 마을 이장 등 자연유산 보존에 공로가 큰 유공자를 표창했다.
또 전국 각지의 자연유산 보존·관리에 앞장서고 있는 '당산나무 할아버지' 위촉식을 함께 진행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자연유산 보존의 적극행정 사례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로 만들었다.
지난 1985년 확정된 안동 임하댐 건설과 1992년 임하댐 물그릇에 물을 담기 시작하면서 1966년 천연기념물 175호로 지정된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수몰위기에 처했다.
당시 학계 등에서는 이식 공사가 어려운 데다가 은행나무가 크고 수령이 오래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용계리 은행나무는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에서도 수령이 오래되고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이 오랜 기간 행계(杏契·은행나무 보호와 친목 도모를 위해 만든 모임)를 만들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며 보호해 온 나무로 높은 학술·민속적 가치를 지녔다.
이에 따라 관련 기관과 전국 각지의 나무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길안초교 용계분교장 한켠에 은행나무가 뿌리 내렸던 땅을 보강해 높이는 방식으로 구출 작전에 들어갔다.
1990년부터 시작된 이 작전은 500여t에 달하는 은행나무를 있던 자리에서 그대로 15m가량 수직으로만 끌어올려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하는 '상식'(上植·나무를 있는 자리에서 그대로 흙을 북돋아 올려 심는 것) 작업으로 진행됐다.
이 작업에는 무려 4년이 소요됐으며, 사업비도 당시 금액으로 25억 원이나 투입됐다.
700여 년의 수령에다가 높이 37m, 둘레가 14m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큰 은행나무로 알려진 용계 은행나무의 '상식'(이식) 공사는 세계적으로도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이로 인해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나무 이식 사례로 기네스북에 기록됐으며, 자연유산을 수많은 논의 끝에 온전하게 지켜낸 자연유산 보존의 상징이 됐다.
한편, 안동시가 지난 2021년 상식 후 처음으로 실시한 종합 안정성 조사 연구에서 용계 은행나무의 생육상태는 활력도 측정기와 지하탐사기(GPR) 등 정밀기기로 측정한 결과 잎의 크기와 새로운 가지의 신장 상태, 뿌리 발달 상태가 80% 이상 회복됐다는 결과를 도출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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