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 “대구경북 통합, 언론이 지역민 의견에 귀 기울여야”

입력 2024-10-31 12:00:00 수정 2024-10-31 16:34:39

23기 매일신문 독자위원회 8차 회의 개최
"혁신도시 10년, 자영업자 어려움 등 기획 기사 돋보여"

지난 29일 열린 독자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연정 기자
지난 29일 열린 독자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연정 기자

매일신문 23기 독자위원회의 제8차 회의가 지난 29일 열렸다. 회의에 참석한 독자위원들은 10월 한 달 간 지면과 온라인에 보도된 기사들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회의에서 독자위원들은 의정갈등 사태에 대한 지역 의료계 원로들의 인터뷰나 대구경북 혁신도시 10년과 관련한 보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다룬 기획 기사 등이 돋보였다고 평했다.

또한 다시 불씨가 살아난 대구경북 통합에 대해, 언론이 지역민 의견 수렴과 함께 생활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추진 과정에서 우려되는 혼란은 없는지 등을 짚어보는 역할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권중한 위원
권중한 위원

◆권중한 위원(변호사·대구지방변호사회 총무이사)

지난 21일 자 '불 붙은 정년연장 논의···경제계 "파급 효과 고려하라"' 기사를 유심히 읽었다. 65세, 너무나 건강하고 아름다울 나이다. 아직도 한창인 그들에게 '이제 정년이니 집에서 쉬세요'하는 것은 안타깝고 잔인한 처사가 아닐까. 그리고 정년연장이 세대갈등으로 번지지 않기를 바란다. 일각에서는 정년연장으로 청년 일자리가 감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혹 가능하다면, 정년연장이 있었지만 큰 갈등 없이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낸 나라들의 사례를 다룬 후속 기사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김경호 위원
김경호 위원

◆김경호 위원(대경영상의학과 원장·대구시의사회 부회장)

여러 차례 '의료 미래를 위한 고언(苦言)'이라는 코너를 통해 지역 의료계 원로들로부터 현 사태의 해결 및 수습 방안, 미래 의료의 방향성에 대한 인터뷰를 실었다. 의정갈등이 끝나지 않는 가운데 그들의 지혜를 들어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기획 기사였다.

'장관이 사과했으니, 의료계도 추계위·협의체 참여하라'는 사설은 지극히 단순하고 당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반면 '수요일 아침' 코너에 실린 '국민은 괜찮지 않다'는 의견은 이번 사태의 핵심을 정확하고 간결하게 반영해 대조를 이뤘다. 신문의 간판인 사설인만큼 찬반을 떠나 날카롭고 폐부를 찌르는 필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김원대 위원
김원대 위원

◆김원대 위원(한국자산관리공사 대구경북지역본부장)

'수성알파시티 2조원 국가 AI 컴퓨팅센터 유력설' 기사는 최대 2조원 규모의 사업 입지 선정에 있어 대구가 경쟁 지역인 강원, 광주보다 유력하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수성알파시티가 현재 어떻게 조성돼있으며 시의 향후 추진 계획이 무엇인지, 정부의 추진 과제는 어떤 것이 있는 지 잘 알지 못하고 있다. 개발 예정인 연호지구와의 연계나 인근 문화예술 인프라와의 조화 등 다양한 매력과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기사에 충분히 담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지속적인 보도를 통해 시민들의 이해도를 높이고 여론을 형성하는 데 앞장서길 기대한다.

최근 '대구경북 혁신도시 10년' 기획기사 등 올 초부터 혁신도시와 이전 공공기관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취재해왔다. 지역과의 소통에 다소 소홀했다는 비판부터 이전기관들의 정주가 어려운 현실, 대안 제시, 배후 인프라 지원 방안 등의 기사들을 모으면 한 편의 정책자료집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러한 시도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박병구 위원
박병구 위원

◆박병구 위원(달서문화재단 상임이사)

10월의 문화 뉴스에 빠질 수 없는 키워드가 소설가 한강이다.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우리의 독서 활동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오프라인 서점은 온라인 시장에 잠식돼 고사 위기이며, 국민들의 독서량도 크게 줄고 있다. 순수문학의 자리가 설 곳이 없는 시대다. 이번 소식을 통해 문학과 독서를 조명하는 기사들이 쏟아지고, 다시 한 번 문학이 우리 삶에 미치는 중요한 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백순현 위원
백순현 위원

◆백순현 위원(계명대학교 대외협력처장)

한글날을 맞아 보도된 '길고 복잡한 외국어 아파트 이름 못외우겠어요' 기사는 외국어가 남용되고 있는 아파트 이름에 대한 문제를 인식시켜준 기사였다. 시민뿐 아니라 실거주자들조차 불편함을 겪는 이러한 문제를 짚어줌으로써, 의식 변화와 함께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변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좋은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성태문 위원
성태문 위원

◆성태문 위원(DGB금융지주 전무)

'TK특별시 2026년 출범'에 관한 기사를 보고,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과 기대감이 생겼다. 대구경북 통합을 통해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와 경제 활동이 지역으로 분산돼 균형 발전이 가능해지고, 이는 인구 유출 방지와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대구경북 통합이 가져올 긍정적인 변화와 함께 지역민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지역민들의 의견은 어떠한지 등 세세한 후속 기사를 통해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길 바란다.

성한기 위원장
성한기 위원장

◆성한기 위원장(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

팔공산 일대와 간송미술관 등을 오가는 수요응답형교통(DRT)이 개통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수요응답형교통이라는 개념이 무척 생소하다. 물론 기사에 별도로 개념은 설명하고 있으나, 콜택시나 버스 대절과는 어떻게 다른 것인지, 왜 이런 교통이 필요한지 알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이용자들이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대구시의 홍보는 물론, 언론에서도 독자들이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할 필요가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관련 기사들에 시도민이 배제되고 있어 아쉬움이 있던 차에 주민과 의회, 국회 설득이 열쇠라는 사설은 핵심을 제대로 짚었다고 본다. 많은 시도민들이 행정통합에 무관심하거나 필요성을 잘 알지 못한다. 주민들이 자신의 삶과 지역에 이득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통합을 지지할 것이다. 그를 위해서는 장밋빛 전망 등 모호하고 추상적인 비전보다 개인의 삶과 직결된 내용으로 희망을 제시해야한다는 데 동감한다.

최병철 위원
최병철 위원

◆최병철 위원(한국창직역량개발원 원장)

온 나라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뜨겁다. 이는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동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 역할을 언론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상의 권위가 갖는 응축된 에너지를, 우리 지역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에 사용해야 한다. 특히 이번 수상 소식은 지역의 출판업계를 조명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문학상뿐 아니라 다른 상 수상자 발표를 계기로, 그 분야에서 노력하는 연구자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러한 절호의 기회를 그냥 뉴스로만 다룬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최진아 위원
최진아 위원

◆최진아 위원(대구 복현중학교 교장)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 교육위원회 의원실에서 배포한 자료가 단순하게 해석돼, 언론을 통해 확산될 때 현실 진단과 문제 해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있어 보였다. 예를 들어 임용 1년 이내 중도퇴직 교원에 대한 기사는, 예비 교사들이 우선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도 단위에 지원해 짧은 경력을 쌓은 뒤 사표를 내고 대도시 지역에 지원해 합격률을 높이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 대한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상담사 수가 올해 고3 학생 수 대비 0.1%밖에 되지 않는다는 기사의 경우, 우선 대입 상담은 3학년 담임교사와 진로진학상담교사가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이 학생의 입시 관련 내용에 대해 가장 잘 알고 있다. 학교 내 상담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이에 대한 안내가 기사에 추가됐으면 좋았을 것이다.

허영철 위원
허영철 위원

◆허영철 위원(사회적기업 공감씨즈 대표)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다는 기사가 돋보였다. 국제 정세에 따른 원자재값 인상과 높은 임차료, 배달앱 수수료 증가 등 정부가 손놓고 있는 상황들을 분석해 자영업자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 기사라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타 OECD 국가에 비해 높은 국내 자영업자 비율, 소상공인 맞춤형 정책에 대한 고민과 장기적으로 국가 차원의 구조개편 등 대안까지 제시하고 있어 독자들의 이해의 폭을 넓혀준 기사였다.

또한 대구경북 통합 관련 내용을 보도함에 있어, 그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통합을 통해 실질적인 지방분권이 실현될 수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더 필요해보인다. 통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혼란을 막을 수 있는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기사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