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정보원이 북한군 전쟁 포로를 심문하기 위해 심문조를 파견하겠다고 한다"며 "고문 기술을 전 세계에 전수라도 하겠다는 건가. 제정신인가"라고 했다. 또 "대한민국이 전쟁을 할지 말지 결정할 때 주술사가 닭 목을 베고 닭 피 맛을 보면서 전쟁 여부를 결정하는 그런 나라인가"라고도 했다. 근거가 희박(稀薄)한 막말에 가깝다. 자국 정보기관을 고문의 산실로, 대통령 부인이 외부인과 주고받은 개인 메시지에 주술성이 짙다는 식으로 힐난(詰難)하는 건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들어 마땅하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러시아전 참전은 기정사실이다. 격전지인 쿠르스크에 배치됐다고 미 국방부 등 복수의 공식 기관들이 확인해 준 터다. 전투 경험이 없는 10~20대 북한군 가운데 사상자, 포로, 탈영병이 생길 경우 등에 대비해 국정원 요원을 파견한다는 정부 대책은 합리적이다. 북한 전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전투에서 쓰는 무기, 전술 등을 파악하는 건 남북 대치 상황의 전략 수립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런데 '고문' 운운하며 북한 보위부가 탈북 시도자들에게나 해오던 범죄 행위에 국정원의 임무 수행 방식을 갖다 대니 황당하기까지 하다. 국정원을 어떤 곳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김건희 여사와 명태균 씨의 이른바 '영적 대화' 의혹에 주술사를 억지 연결한 것도 생뚱맞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할 때 민심 이반(離叛) 용도로 활용했던 주술 공세가 이랬다. 정부가 국정원 요원 파견과 관련해 명 씨의 의견을 물었다는 증거는 하나도 없다. 말 그대로 선동(煽動)이다.
이 대표의 저의(底意)는 짐작할 만하다.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각각의 1심 선고가 바투 다가온 탓이다. 그렇다 해도 국정원이 고문으로 정보 취득을 한다는 식의 주장은 우리 정보기관 비하(卑下)는 물론이고 명백한 사실 왜곡이다. 북한 지도부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이 대표의 거짓 선동이 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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