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틀 연속 '소신 정치' 선언에…여당 중진들 '무모한 관종정치'

"우리의 실질은 '강강약약'" 강조…'대통령실 향해 소신 펴겠다' 의지 표현
홍준표 "대통령 권위 짓밟고 굴복 강요"…'물밑 조율' 강조
윤상현 "중요한 것은 세련된 의견 전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인근에서 열린 '역면접x국민의힘, 2030이 묻고 정당이 답하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8일 '소신 있는 정당 정치' 구현을 외치며 대통령실 등을 향해 할 말 하겠다는 뜻을 연일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여권 중진들은 한 대표가 자신만의 소신을 앞세우기보다 협력을 통해 원팀이 되는 노력을 함께해야 한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한 대표는 이날 당 격차해소특위와 서울 동작구 서울가족플라자에서 현장 방문 간담회를 갖고 "보수당은 '강약약강'(강자에 약하고, 약자에 강하다) 이미지가 있다. 기득권을 지키고 성장만 말하는 것인데, 우리는 그렇지 않다. 보수는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우리(보수)의 실질은 '강강약약'(강자에 강하고, 약자에 약하다)"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의 이러한 언급은 지난주 대통령과 면담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해소'를 요구하고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을 주장한 것과 같이, 앞으로도 본인이 옳다고 생각한 바를 표현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자신에 대한 비판을 무릅쓰더라도, 대통령실에 대해 쓴소리한다는 것이다.

한 대표의 이런 주장에 여당 중진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에 "지금 지도부처럼 대통령 권위를 짓밟고 굴복을 강요하는 형식으로 정책 추진을 하는 것은 무모한 관종정치"라고 직격했다.

홍 시장은 "여당 지도부가 정책 추진을 할 때는 당내 의견을 수렴해 비공개로 대통령실과 조율을 하고, 국민 앞에 발표한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는 '운명 공동체'이므로 '공개 저격'보다는 '물밑 조율'로 서로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한 대표의 공개적인 의사 표시 방식과 관련,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세련되게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느냐"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이 주도적으로 입장을 정할 수 있게끔, 한 대표가 의사 전달 방식을 적절히 선택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28일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제천-삼척간 고속도로 예비타당성 통과 및 조기 건설을 위한 대국민 설명회'에 참석해 이철규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추경호 원내대표, 이철규 의원, 한동훈 대표, 김진태 강원도지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