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청년이 주인이 되는 연금개혁

입력 2024-11-07 16:59:30 수정 2024-11-07 17:00:47

이주영 국민연금 대학생 홍보대사·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이주영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이주영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국민연금은 사회 구성원의 노령·장애·사망에 따른 소득 보장을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는 사회보험제도이다. 현재 680만 명이 받고 있는 국민연금은 노후를 대비하는 가장 기본적인 안전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청년들은 국민연금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을지 불안을 느끼고 있다. 나는 올해 국민연금공단 대학생 홍보대사 지역 대표로 참여하면서 이러한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청년들은 "결국 낸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지금 국민연금의 재정 상태는 양호한 편이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은 약 1천150조원에 달하며, 그중 680조원은 운용 수익으로 조성됐다. 특히 2023년 한 해에만 13.6%의 수익률로 127조원의 수익을 거두었고, 제5차 재정 계산에 따르면 2040년까지 최대 1천755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0.78명까지 떨어진 출산율. 100세 시대가 예상되는 기대수명 증가로 납부하는 보험료에 비해 지급해야 할 연금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OECD 국가의 18.2% 대비 절반 수준인 9%의 낮은 현재의 보험료율을 유지할 경우 1천100조원이 넘는 기금이 2056년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사회 변화에 대응하고,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9월 정부는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인상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다.

연금 재정을 튼튼히 하기 위한 연금 개혁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연금개혁청년행동'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재정안정론'이 '소득보장론'보다 찬성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재정안정론의 핵심 내용인 보험료 인상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더 많았다.

앞으로 보험료를 내야 할 기간이 많이 남아 있어 보험료 인상에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나 보험료 인상이 늦으면 늦을수록 청년 세대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보험료를 납부하는 사람이 많고 연금을 받는 인구가 적은 현 상황에서 보험료를 올려야만 좀 더 많은 기금이 적립될 수 있다. 즉, 같은 보험료 인상이라도 일찍 시작할수록 재정안정 효과는 커지고 30년 뒤에 우리가 중년이 됐을 때 보험료의 급격한 인상을 방지할 수 있다.

정부가 발표한 안에 따르면 각 세대별로 연령에 따라 연간 보험료의 인상폭을 달리하는 등 청년 세대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다만 청년층의 취업난과 같은 경제적 현실을 고려해 저소득 청년을 위한 보험료 국고 지원 등 우리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젊은 세대의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연금 개혁은 청년들이 국민연금을 신뢰하고 안정적인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목소리가 적극적으로 반영된 개혁이 필요하며,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연금제도에 관심을 가지고 논의에 참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젊은 세대가 주도적으로 연금 개혁에 참여할 때 국민연금은 중장년층과 더불어 청년층까지 안심할 수 있는 제도가 될 것이며 세대를 이어 지속 가능한 연금제도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