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질문왕을 찾아라'… 경북 초등학생들, 아빠와 1박 2일 질문 습관 기르기 나서

입력 2024-10-28 01:52:01

80팀 선발에 공개모집 3분 만에 신청자 500팀 돌파 초대박
사실·해석·적용적 질문 등 3가지 질문 유형에 대해 배워
명랑 운동회, 레크리에이션 등 인성 교육도 병행

지난 26일 경북교육청해양수련원에서 개최된
지난 26일 경북교육청해양수련원에서 개최된 '가족 질문왕을 찾아라' 대회에 참가한 아빠와 경북지역 초등학생들이 해양오염에 대한 영상을 본 뒤 서로 토론하며 질문 만들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지역 초등학생들이 바쁜 일상 탓에 보기 어려웠던 아빠(아버지)와 함께 1박 2일간 캠프에 참여해 질문하는 습관을 기르는 유익한 시간이 마련됐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26일부터 27일까지 1박 2일간 영덕에 있는 경북교육청해양수련원에서 경북 초등학생과 학부모(아빠)를 대상으로 사고력 확장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가족 질문왕을 찾아라' 질문캠프를 개최했다.

조건부 선착순 모집으로 참가자를 선발한 이번 행사는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 취지 덕에 공개모집 시작 3분 만에 신청자가 500팀(80팀 선발)을 돌파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들은 포항 청림초 김종현 교사와 영주 평은초 장수향 교사의 설명에 따라 다양한 상황에 따라 질문을 쉽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으로 행사를 시작했다.

경북교육청은 '질문이 넘치는 교실' 정책의 일환으로 올해 초부터 경북 모든 초등학교에 질문 공책과 질문 워크북을 배부하고 관련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바탕 질문(사실적 질문) ▷궁금 질문(해석적 질문) ▷새롬 질문(적용적 질문) 등 3가지 질문 유형에 대해 배운 뒤 아빠와 자녀가 해양오염에 대한 영상을 보고 직접 질문 유형에 따른 질문을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또 총 20개의 팀을 구성해 각자 만든 질문으로 토론하고 더 좋은 질문을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질문 대회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양한 학년이 모인 만큼 질문의 수준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현장에서는 학생과 학부모의 학구열로 가득 찼다. 발표시간에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서로 발표하겠다고 손을 번쩍 드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행사진행은 트로트 가수이자 MC로 활동하고 있는 서백이 마이크를 잡고, 다소 딱딱해질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코믹하고 위트 있게 풀어내 학부모들도 쉽게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경북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아빠)를 대상으로 지난 26일 개최한
경북지역 초등학생과 학부모(아빠)를 대상으로 지난 26일 개최한 '가족 질문왕을 찾아라'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은 학생들이 문대동 경북교육청 유초등교육과 장학관(가운데)과 수상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최종 시상식에는 7개 팀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고 상인 '대상'에는 '만약 바다가 완전히 오염돼 바다에서 식량을 구할 수 없다면 인간은 어떻게 식량을 구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한 유림초 4학년 현지은, 왕산초 4학년 손영우, 구미인덕초 3학년 전서윤, 율곡초 3학년 장성빈 학생이 받게 됐다.

이들 학생은 "질문을 만들면서 우리의 삶과 많은 부분에서 연결된 바다에 초점을 맞춰 질문을 만들었다"고 질문 선정 이유를 소개하기도 했다.

'우수상'을 받은 2개 팀은 성암초 3학년 박준혁, 5학년 박정훈, 안동서부초 6학년 권기백 학생이 '물고기 아가미에 기름이 붙으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일 미칠까요?' 등의 질문을 만들었고, 지곡초 6학년 김은유, 김천동부초 5학년 홍다미, 포철지곡초 1학년 조연승, 5학년 서지호 학생이 '만약 당신이 바다가 오염된 모습을 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등의 질문을 해 상을 받았다.

이 밖에도 다양한 학생들이 많은 질문을 만들었고, 답변지가 부족하다는 말이 곳곳에서 들릴 정도로 현장에서는 토론과 탐구에 열을 올렸다.

포항 청림초등학교 김종현 교사가 지난 26일 경북교육청해양수련원에서 개최된
포항 청림초등학교 김종현 교사가 지난 26일 경북교육청해양수련원에서 개최된 '가족 질문왕을 찾아라' 대회에서 다양한 질문 만들기 습관의 중요성과 질문 생성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시상은 경북교육청 유초등교육과 문대동 장학관의 도움으로 부상과 수상 피켓을 전달했다.

심사가 끝난 뒤에는 타악 퍼포먼스 그룹 잼스틱의 화려하고 신명나는 연주가 일상에서 쌓은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다양한 악기로 어른과 아이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은 공연은 참석한 모든 이들을 동심의 세계로 이끌어 연방 박수갈채와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앞서 참가자들은 낮 시간 명랑 운동회와 코딩 악기로 연주하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학생과 부모가 교감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최고의 선생님은 부모님이고, 자녀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처럼 자녀와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자 노력하시는 아버님들의 모습이 자녀들에게 큰 본보기가 될 것 같다"며 "일상에서 스스로 질문하고 탐구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가족 질문왕을 찾아라' 등 알차게 준비한 모든 프로그램을 자녀와 함께 즐겁게 즐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바쁜 일상으로 함께하기 어려운 아빠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1박 2일 캠프 참가자들이 코딩을 통한 악기 연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
경북지역 초등학생들에게 질문하는 습관을 길러주고 바쁜 일상으로 함께하기 어려운 아빠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1박 2일 캠프 참가자들이 코딩을 통한 악기 연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