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범정부협의체 구성…통합지원방안 마련
중앙정부 협의, 공론화 절차 병행해 특별법안 마련
시도의회 동의 후 입법 절차 본격화
여소야대 국면 국회 설득 마지막 관문
대구시와 경북도는 21일 '대구경북특별시' 출범을 위한 공동 합의를 계기로 향후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전력을 쏟을 방침이다. 그러나 중앙의 권한 이양과 재정 지원을 위해선 중앙정부와의 협의, 시·도의회 통과, 특별법안 마련, 국회 설득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찮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합의문을 발표하고 서명했다.
먼저 대구시와 경북도는 2026년 7월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한다는 목표로 관련 후속 절차에 속도를 올릴 계획이다. 앞서 쟁점 사항 이견으로 애초 예상한 통합 추진 일정보다 2개월가량 늦어진 만큼 속도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공동 합의문을 토대로 신속히 통합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
황순조 대구시 기획조정실장은 "당초에는 올해 안에 제정이 목표였으나 협의 과정에서 시간이 순연됐다. 늦춰진 만큼 국회 검토와 중앙정부 협의를 동시에 진행해 시간을 아껴서 올해 안에 특별법을 발의하겠다"며 "내년 상반기 중에는 특별법을 제정해서 남은 1년 기간 동안 (통합지자체 출범을 위한) 충분한 준비 기간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호진 경북도 기조실장은 이날 공동 합의문에 북부권 발전 방안 등이 명문화 된 데 대해 "통합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부권의 발전 방안 마련이 합의문에 포함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요청했다"며 "중앙 정부로부터 이양받은 권한을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북부권 시·군의 발전 방안 등을 선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정부는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구경북 통합 지원방안을 마련한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에 있어서도 권한 이양과 행·재정적 특례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공감대 형성을 얼마나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보는 범정부 협의체 구성과 관련해 "기획재정부, 교육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대구경북 통합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관들로 구성할 계획으로 현재 추진 중에 있다"며 "현재 국무조정실과 실무 협의는 마쳤다. 추진단 운영을 위한 지원은 행안부를 중심으로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합의문에 시·도민 의견 수렴에 대한 내용도 담긴 만큼 권역별 설명회 및 토론회 등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 차관보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충분한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이른 시일 내 지역별 설명회를 갖고, 필요하다면 여론조사를 시행해 지역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중앙정부와 협의, 공론화 절차를 병행해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완성하고 시·도 양 의회 동의를 얻으면 입법 절차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게 된다.
특히 행정통합의 핵심이 권한 강화와 재정 확대에 있는 만큼 대구시와 경북도는 특별법안 마련에 있어 중앙정부로부터 최대한 많은 권한과 재정을 넘겨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명시해야 한다.
현재 대구시와 경북도가 마련 중인 '대구경북특별시 설치에 관한 특별법' 주요 내용에 따르면 개발특례의 경우 ▷100만㎡ 이상 개발제한구역 해제 ▷44개 개발사업 인·허가 의제 등을 포함해 풍부한 산업 용지를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투자특례와 관련해선 ▷글로벌미래특구(규제프리존) ▷투자진흥지구 ▷연구개발(R&D)포괄 보조금 등 획기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재정특례와 관련해선 연간 약 2조원 이상 증가하도록 '광역통합교부금(가칭)' 등 타 시·도 특별법에는 없는 새로운 방식의 재정확보를 위한 특례도 포함됐다.
특별법 국회 통과는 행정통합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 될 전망이다. 극단적인 여소야대 국면에서 각종 정치적 뇌관이 펼쳐진 변수까지 고려하면 순탄한 국회 통과를 낙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타 지역 국회의원과 야당 설득 등이 행정통합의 고비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 행안부와 지방시대위는 지난 6월 행정통합 추진을 공식화하고 논의에 나서왔다.
하지만 대구시와 경북도 간 핵심 쟁점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행정통합이 무산 수순을 밟는 듯했으나, 정부의 중재로 지난달 6일 행정통합 논의 재개를 발표한 이후 4개 기관은 한 달 동안 매주 실무 협의를 개최해왔다. 윤석열 대통령도 TK 행정통합을 위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협의를 거치면서 지난 11일 행안부가 중재안을 제시하면서 행정통합은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편 대구정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대구경북이 통합하면 대구경북신공항 등 성장 인프라를 기반으로 기업 유치가 활발해져 오는 2045년 지역내총생산(GRDP)이 1천51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는 773만개, 사업체 수는 236만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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