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스티커 왜 붙여"…60대 경비원 폭행한 30대 주민

입력 2024-10-16 10:06:29

주차위반스티커 부착을 항의하는 30대 입주민. JTBC
주차위반스티커 부착을 항의하는 30대 입주민. JTBC '사건반장'

한 아파트 단지에서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였다'는 이유로 격분한 30대 입주민이 60대 경비원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15일 JTBC '사건반장'은 11일 새벽 경기 김포시의 한 아파트 관리 보안실에서 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비원의 사연을 소개했다.

사건 당시 보안실 문을 두드리며 들어온 한 입주민은 "X발 나와 봐!"라며 앉아 있는 경비원 A씨의 턱을 때린 후 밖으로 끌고 가려 했다.

A씨가 "자리를 비울 수 없다. 욕하지 말고 여기서 말하라"고 하자, 입주민은 "내 차, X발! 왜 스티커 붙이냐고. X같은 소리 하지 말고 내 차에 스티커 붙이지 말라고!"라며 소리쳤다.

입주민은 "내 차에 스티커 붙이지 말라고 했는데, 왜 자꾸 붙이냐"라며 "다시 붙이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그는 관리실 직원들이 자신의 차량에 '주차 질서에 협조해 달라'는 스티커를 부착하자, 이를 발견하고 분노해 보안실을 찾아왔다.

입주민의 차량은 고가 외제차 브랜드의 SUV 차주로, 지하 주차장 진입로 등 통행을 방해하는 곳에 주차하는 경우가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막기 위해 안전 고깔을 뒀지만 소용없었다고. 결국 직원들은 해당 입주민 차량에 주차 위반 경고 스티커를 총 4회 부착했다.

그때마다 입주민은 "차가 여러 대 있는 집도 있다. 그 사람들 차를 줄이든가 하지, 왜 1대만 있는 내 권리를 인정 안 해 주냐. 늦게 귀가하는 나도 보호해 달라"라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차량에 주차 스티커를 제거하려면 30만원이 든다. 스티커 붙인 관리실 직원이 절반인 15만원을 내놓아라"고 주장했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건반장'에 "주차 공간이 협소한 건 사실이라 늦은 밤 공간이 없어서 잠시 다른 곳에 주차한 것까진 이해한다"면서도 "그러면 '옮겨 달라'는 협조에는 응해 줘야 한다"라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사건 이후 가해 입주민이 연락해 피해 직원과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뜻을 밝혔으나, 피해자들이 아직 두려움을 느끼고 있어 접촉을 거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씨는 "자식뻘인 사람에게 평생 듣지 못한 욕을 들었다는 게 마음 아프고 아직도 심장이 떨린다"고 심정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