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16 재·보궐선거, 양심·책임·사실 속이는 민주당

입력 2024-10-15 05:00:00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16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補闕選擧)를 앞두고 자신의 SNS에 "보궐선거 원인 제공, 혈세 낭비 억수로 하게 만든 국민의힘 정당 또 찍어줄낍니까?"라고 썼다. 앞서 "공천을 잘못한 국민의힘이 양심상 공천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번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는 국민의힘 소속 김재윤 전 금정구청장이 지난 6월 건강 이상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치러지게 됐다. 김 전 구청장이 병환으로 별세해 보궐선거를 치르게 됐는데, 마치 '무슨 잘못이 드러나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는 이미지를 씌운 셈이다.

김 의원이 "혈세 낭비" 운운했지만, 정작 혈세를 낭비하게 하고도 반성은커녕 후보를 낸 곳은 민주당이다.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再選擧)는 민주당 소속으로 2022년 지방선거에 당선된 전 군수가 당선 직후 선거운동원 등에게 고액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당선 무효형이 확정돼 치러지게 됐다. 자당의 귀책(歸責) 사유로 재선거가 치러짐에도 민주당은 버젓이 후보를 냈다. 민주당은 지난 6월 '민주당의 귀책 사유로 재·보궐선거가 발생했을 때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당규를 삭제했다. 책임과 양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다. 민주당은 10·16 재선거를 앞두고 곡성 군민들에게 주민 기본소득 50만원씩을 해마다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전직 군수가 식사 제공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았는데, 당 차원에서 전 군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10·16 재·보궐선거에 임하는 민주당의 태도에서 공당(公黨)으로서 책임감, 잘못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을 찾아볼 수 없다. 부산과 전남이라는 서로 떨어진 곳에서 치러지는 선거라고 해서 앞뒤 연결도, 책임도, 양심도 없는 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모습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