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교통소외지역 이동권 강화…고속버스도 필수 대중교통 지위 인정돼

입력 2024-10-14 15:14:26 수정 2024-10-14 15:17:04

벽지노선 지원 확대…수익성 낮아도 노선 유지토록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귀경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한 귀경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 등 8개 도(道) 벽오지 주민의 장거리 버스 이동을 공공이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그간 단일 자치단체 안에서 운행하는 단거리 노선만 지원했는데 그 범위를 넓힌 것이 핵심이다. 준공영제 시행으로 자치단체 등의 지원을 받는 시내·시외버스와 달리 별다른 지원과 혜택이 없었던 고속버스(매일신문 9월 19일 자 1·3면, 9월 20일 자 3면 보도)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14일 국토교통부는 "교통 소외지역 주민의 장거리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연결하는 시외버스 및 고속버스 노선을 '벽지노선 지원사업'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운영지침을 개선하고, 오는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인구감소지역 등을 운행하는 시외·고속버스 노선 중 수익성은 낮지만 대체 교통수단이 없어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높은 노선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벽지노선 지원사업은 교통 소외지역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기 운행에 따른 운수회사의 손실 보전을 지원(국비 30%, 지방비 70%)하는게 핵심이다. 2020년 도입했으며, 예산은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지역자율계정)로 지원한다. 올해에만 국비 375억원이 투입됐다.

국토부는 관계자는 "그동안 단일 자치단체 내에서만 운행하는 단거리 버스노선만 지원이 가능해 장거리 이동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지역 여건에 따른 특수성을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며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같은 도 내에서만 운행하는 시외버스뿐 아니라 시·도 간 운행 시외버스 노선도 지원 가능토록 개선했다. 인접 광역단체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확대되는 추세를 고려했다. 기존에는 학교, 보육시설 등 생활편의시설과 관련된 노선만 지원 가능했으나, 삶의 질과 관련이 큰 대형병원, 공연장, 박물관 등 필수·문화시설 이용을 위한 노선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그간 고속버스 노선은 지원할 수 없었으나, 장거리 이동권 보장 필요성을 고려해 여기에도 지원을 허용한다.

단, 사업 취지에 따라 지원받는 노선은 기점·종점·중간정차지 중 하나가 '지방분권균형발전법'에 따른 인구감소지역인 노선으로 한정한다.

아울러 자치단체별로 당해 예산 중 최대 10%까지만 시외버스에 지원할 수 있는 기준을 삭제하고, 지역 여건에 따라 시내·시외·농어촌 등 버스 업종별 지원 비율을 자율적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운송업계는 고속버스가 필수 대중교통으로서 지원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성공한 점에서는 반색한다. 하지만 해당 지원책의 실효성은 물음표를 보였다.

김용성 전국고속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인구소멸지역 등 지원을 받기 위한 단서 조항에 해당하는 노선은 이미 적자구간으로 폐지되거나 폐지 절차에 돌입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다시 지원을 받아 노선을 신설하더라도 인력 부족에 대한 어려움이 남는다. 기대 효과부분은 조금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