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중동전이 요동을 치고 있다.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외에 레바논을 공격하여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였다. 네타냐후 총리를 필두로하는 연정과 이스라엘 군 책임자들은 이스라엘 공격의 정당성과 확전을 계속 주장하고 있으나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공격하여 헤즈볼라 근거지와 하마스 등을 동시에 공격하고 전장을 확장하는데도 미국은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지역에서 헤즈볼라를 공격하기 위해 터트린 무선통신기 삐삐 배터리 내부에 폭발물을 숨겨 한 시간 간격사이 동시에 폭발시키는 정교한 기술 사용으로 모사드의 공작과 준비는 치밀함을 보여주었다.최소 10여 명이 사망하고 28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는 공급망 공격으로 이스라엘의 자체 개발인지 아니면 다른 국가의 도움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이스라엘-이란 갈등의 심화와 그 여파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해 미사일을 발사하여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였다.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지난 4월1차 공격때 보다 많은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란은 탄도미사일 180발을 발사하여 32발이 낙탄했다. 지난 1차 공격은 탄도미사일 110발, 장거리 드론 185발, 순항 미사일 36발 등 총 330발을 공격하였는데도 이스라엘이 99% 요격하였다.
1979년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동맹국이었던 두 나라가 원수국이 된 이면에는 이란이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비롯한 대리 세력을 중동지역에 구축하고 하마스를 비롯한 팔레스타인 단체에 자금과 무장을 지원하여 이스라엘을 위협하였기 때문이다.
[{IMG02}]지난번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은 미국이 사전에 공격 징후를 탐지하고 대책 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발사되었기에 이스라엘도 사전에 이란의 공격을 알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에 대비하여 탄도탄 방어 미사일 SM-3 12발을 발사했다. 이란의 2차발사는 1차 발사보다 숫자는 적었고 방어 측의 사전 대비는 동일한데 피해가 더 컸다는 것은 공격 측의 미사일 발사 배합 비율이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스라엘이 구축한 아이언 돔은 저공 저속으로 비행하는 박격포탄, 로켓, 드론, 순항미사일은 요격이 가능하나 속도가 빠른 탄도미사일은 요격이 제한된다는 것을 고려해 볼 때 이번 이란의 2차 공격은 다량의 탄도미사일과 소량의 드론을 혼합하여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중동전 격화가 러·우전쟁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중동의 갈등격화가 러·우전쟁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면 다음과 같다.첫째,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 승리할지 모르나 국제적, 도덕적으로 신뢰도를 상실하게 될 것이다.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의 폭격으로 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4만 명에 이르는 사상자가 발생하자 국제적으로 대 이스라엘 비난 성명과 반대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네타나휴의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네타나휴는 이란이 더 이상 아랍지역에서 활약하지 못하게 전장을 확대하고자 하는데 만약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격하면 미국은 이스라엘 편을 들 수 밖에 없고 이는 이스라엘이 이란을 마음놓고 공격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게 된다.
둘째로 유럽이 정치적으로 분열 가능성이 높아진다. 친 이스라엘 편인 독일과 이스라엘에 거리를 두려고하는 프랑스의 노선이 대립,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는 하마스의 전쟁 원인 제공보다 이스라엘의 아랍 민간인 학살을 더 부각시키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의 의견 대립은 대 우크라이나 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셋째,이스라엘과 이란 및 주변 국가의 무기수요가 급증하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공히 무기 조달에 지장을 받게 될 것이다. 대규모 전역을 오래 유지하기 제한되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히 휴전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중동사태의 악화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및 경제에 영향을 준다. 에너지 가격의 변동은 러시아의 전쟁자금 조달과 전쟁수행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넷째,중동과 유럽에서 무기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재래식 무기 생산설비 투자를 줄여 온 독일이 다시 야포와 전차 등의 생산을 증가시켜 장기적으로 단가 하락을 초래하고 전통적으로 독일의 지상 장비를 선호해 온 중동 산유국들은 독일산 무기에 눈길을 돌려 K-방산에는 다소 불리하게 작용하고 수출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 안보불안은 기회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섯째,쿠르스크 돌출부를 확장하고자 하는 우크라이나와 격퇴하고자하는 러시아의 상호 준비는 쿠르스크에서 또 한번의 대규모 기갑전이 벌어질 것을 예고한다. 하지만 서방과 미국의 관심이 러·우전쟁에서 중동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더 크다. 이는 러시아의 대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에 부담을 경감시켜 준다. 전비부담을 하는 미국은 양쪽으로 지원하기 위해 나토에 대한 지원 압력이 높아질 것이다.
◆한반도에 시사하는 영향과 의미
냉전이후 전쟁이 없는 평화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했던 많은 사람들은 러·우전쟁과 중동전 격화시 군비가 미흡하면 전쟁의 참화에 휘말릴 가능성을 직접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군은 초급간부들의 전년도 대비 전역이 급증하였는데 복지와 급여,근무여건에 대한 개선대책과 더불어 전쟁억제를 위한 대비태세를 공고히하고 장병 정신무장을 강화해야 한다.
이스라엘의 강경정책이 미국의 정권교체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이스라엘의 강경대응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사망하자 미국의 이슬람계 유권자들은 바이든 행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다.즉 반전여론의 증가로 종전을 주장하는 트럼프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한반도에서의 미국의 관심저하,북핵의 기정사실화 외에 과도한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와 협상 결렬시 미군철수 주장 등 한국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증대된다.
이스라엘 정부가 대(對)이란 보복을 천명한 바,원유시설과 핵시설 관련 폭격 등 전장을 확대하여 중동과 북 아프리카의 이슬람 세력이 결집하여 반 이스라엘 전선을 구축한다면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한국의 에너지 수급이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바,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중동전 격화시 양국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스탠스가 어려워지게 된다.
세계의 비난과 미국의 자제 요구에도 불구하고 생존과 정치적 목표를 위해 군사력을 투사하고 전략적 목표를 집요하게 추구하는 지도자의 단호한 의지,이를 무력으로 뒷받침하는 군과 정보기관의 실행능력,이스라엘 국민의 단결력을 주목해야 한다.
주은식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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