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국제결혼 사례는…美해병대 장교 사위 맞이하는 SK그룹

입력 2024-10-12 13:27:23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33)씨와 예비 신랑 황 케빈(34). 케빈 황 SNS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 최민정(33)씨와 예비 신랑 황 케빈(34). 케빈 황 SNS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 씨가 오는 13일 미국인 해병대 장교와 국제결혼을 앞두고 있어 재계 안팎에서 관심이 쏠린다.

그간 재벌로 불리는 대기업 오너가에서는 결혼 자체가 기업의 규모를 키우는 기회 등으로 여겨지면서 '혼맥'이 중시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오너가 3·4세가 대부분 유학파이다 보니 자유로운 연애를 통한 결혼, 특히 국제결혼도 활발한 모습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민정씨의 예비 신랑인 케빈 황씨는 중국계 미국인으로, 두 사람은 미국 워싱턴DC 듀폰서클에서 살면서 이웃 주민으로 처음 만났으며 이후 '군'이라는 공통점으로 친해져 결혼에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태어난 케빈 황씨는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졸업하고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캘리포니아에서 복무 중이며, 다음 달에는 다시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의 군수 분야 관련 보직을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씨 역시 2014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자원입대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처럼 재계에서는 종종 국제결혼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 중에는 한국계 외국인도 상당수다.

'현대가(家) 며느리'로 불리는 리디아 고(뉴질랜드 국적)는 2022년 말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결혼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누나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의 며느리이기도 하다.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4살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뉴질랜드 국적을 취득했다.

올해 파리 올림픽 골프 여자부 금메달리스트인 리디아 고는 최근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3승을 거두며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구설에 오른 LG가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도 '검은머리 외국인'이다.

부인은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로, 윤 대표는 과거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뒤 미국 시민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탈세 의혹 등으로 소송을 진행 중인 과정에서 국적 위조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도 재계의 국제결혼 사례는 드물지만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옛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고 박성용 전 명예회장 부부다. 박 전 명예회장은 미국 예일대 경제학 박사과정 시절 만난 미국인 마거릿 클라크 박 여사와 1964년 결혼했다.

박 명예회장의 아버지인 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는 아들의 국제결혼에 반대해 결혼식에도 불참했다가 뒤늦게 며느리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명예회장 부부는 예술을 사랑해 금호아트홀에서 함께 공연을 자주 관람했으며, 박 여사는 2005년 남편이 별세한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문화예술 사업에 힘썼다.

2013년 미국에서 숙환으로 타계한 박 여사는 경기 화성시 선산에 있는 박 명예회장 곁에 안치됐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기업을 일군 롯데그룹의 창업주 고 신격호 명예회장은 일본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를 두 번째 아내로 맞았다. 신 명예회장은 평생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아내 시게미쓰 마나미 여사도 일본인이다. 이중 국적을 보유했던 신 회장은 1996년 일본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 국적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