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지음/심지 펴냄
수필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김주영 작가가 '나무와 풀과 기후변화 그리고 우리'라는 키워드로 집필한 '식물주민등록증'이 출간됐다. 급변하는 기후환경을 견뎌야 하는 식물들의 안부를 묻고 함께하며,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성찰하는, 낮고 고요한 목소리가 식물 사진과 어우러지며 숲을 이룬다. '귀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는 사유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경계를 허물고, 언어와 이미지의 경계를 오가는 '공존'의 세계관이 오롯이 담겨 있다.
1부 '식물의 안부'는 연평균 기온이 높아지고 있는 날씨에 기청산식물원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의 삶을 담았다. 2부 '식물에게 배우는 시간'은 작가가 식물과 교감하며 배우고 깨달은 심상들을 시와 에세이로 담았다. 3부 '나무의 안부'는 재개발이 예정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식물들의 사진과 질문의 순간들을 담아 구성했다. 특히 마지막 장에서는 비인간 생명에게 너무도 가혹한 우리들의 모습을 반성하는 시선이 돌올하다.
김주영 작가는 "자연을 이용하고 소비하는데 중심이 된 삶의 방식을 돌아보고, 식물들을 보호하고 함께 살아가야 하며 그래야 나도, 우리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느끼며 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식물주민등록증을 준비하면서 슬펐고 무섭고 두려웠다. 식물의 이름표는 있지만, 그들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곳도 있었다"고 토로한다.
이처럼 이 책은 생태계를 교란하는 불안한 기후환경 속에서 사라지거나 경이롭게 적응하며 살아가는 식물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기억하고자 하는 작가의 발걸음이 뜨겁게 자리한다. 작은 관심을 기울이면 생태계 안에 즐거운 노랫소리가 가득할 것이고, 서로 조화롭게 살 수 있을 거라는 믿음과 "식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식물과 함께 살아가는, 아니 덕분에 살아 있는 나를 본다"는 작가의 말이 짙은 여운으로 남는다. 144쪽, 1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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