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학재단, 고졸 후 학습지원 장학금 신규 신청자 88% 탈락

입력 2024-10-10 16:59:40 수정 2024-10-10 17:04:04

신규 장학금 지원자 658명…전년 7분의1 수준
재단 "신규 장학금 예산 부족" 변명

한국장학재단 전경. 한국장학재단 제공
한국장학재단 전경. 한국장학재단 제공

한국장학재단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 이후에도 학업을 이어갈 기회를 주기 위한 '고졸 후 학습자 장학금'의 신규 신청자 88%가 탈락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제주나 울산 등 일부지역에는 신규지원자가 장학금을 거의 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강경숙 의원(조국혁신당·비례대표)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고졸 후 학습자 신규 장학금 경쟁률' 자료에 따르면 올해 1학기 고졸 후 학습자 장학금 경쟁률은 9대 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경쟁률(1.5대 1)의 6배가 넘는다. 이 때문에 올해 장학금을 신청한 5천898명 중 88%에 달하는 5천240명이 탈락했다. 올해 신규 장학금 지원 인원은 658명으로 지난해 같은기간(4천759명)에 비해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이 장학금 신규 수혜자는 2020년 2천776명, 2021년 3천168명, 2022년 3천669명, 지난해 4천759명 등 매년 늘었다가 올해 갑자기 크게 줄었다.

고졸 후 학습자 장학금으로 통상 특성화고 졸업 이후 중소기업 등에 2~3년 이상 다니다 야간대학 등에 진학하면 전액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특성화고 학생들 사이에선 '희망사다리'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올해 장학금 지원이 줄면서 신규지원자 대부분이 장학금을 받지 못한 것이다.

시·도별로 제주는 올해는 신규 지원은 단 한 명도 없었으며 울산은 1명 지원에 그쳤다. 강원과 경남, 충북은 각각 3명과 8명, 8명이 지원받았다.

한국장학재단은 규정상 기존에 장학금을 받던 인원을 먼저 지원하면서 신규 장학금을 줄 예산이 부족했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정부가 교육격차 해소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고졸 후 학습자들의 학습 기회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다"며 "한국장학재단은 전례없는 지원 인원 감축에도 별도의 사전 안내는 없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