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들여 '합동출판기념회-문학 꽃길 가다' 연 4회 개최
대구 근현대 작가 문학관 건립 등도 협회 숙원사업
올해 들어 대구문인협회에는 변화의 바람, 활력이 넘친다. 지난 1월 제15대 회장으로 안윤하(69) 씨가 취임하면서부터다. 대구문인협회(1982년 창립) 역사상 최초의 여성 회장인 그는 채 1년도 안 되는 기간 각종 기획 사업 등을 통해 그 자신의 공약이자 구호인 '신나는 대구문인협회'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안 회장이 추진하는 사업 중 회원 호응이 가장 높은 것은 '합동 출판기념회-문학 꽃길 가다'다. 당해 연도에 작품집을 발간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이 행사는 안 회장이 전액 사비를 출연하면서 지난 4월 첫 행사를 시작으로 1년에 총 4차례(분기별) 마련되고 있다.
그는 "'누군가 내 작품을 읽어 주고 알아봐 주면 좋겠다'는 게 작가 공통의 내재된 욕망"이라면서 "이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 협회의 기본적인 역할이겠다 싶어 합동 출판기념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개인 출판기념회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 합동 출판기념회를 하자 회원들의 사기 진작과 창작 의지 고조 등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2회 행사가 끝나자 "합동 출판기념회를 하기 위해서라도 빨리 책 써야지" 하는 회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덤으로 따라온 긍정적 변화는 '회비 내는 회원'의 증가다. 협회 회원은 총 1천200여 명인데 지난해만 해도 회비 내는 회원 수가 500여 명에 불과했던 것이 올 11월 현재 800명을 넘어섰다. 최근 5년간 회비 미납이 없어야 합동 출판기념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
안 회장은 이에 멈추지 않고 대구문인협회의 연례 행사인 '찾아가는 시화 순회 전시'에도 작은 변화를 줬다. 성당못과 수성못 일원, 김광석 산책길, 송해공원에서 진행한 올해 행사에서 전시 작품을 배너로 만들어 선보인 것이다. 그러자 "친지, 지인들이 내 작품을 보고 전화 왔더라"며 기뻐하는 회원들, 내년엔 작품을 꼭 내겠노라는 회원들이 많아졌다.
이처럼 협회가 생동감으로 들썩이는 것은 안 회장의 남다른 기획력과 추진력, 리더십이 빛을 발한 덕분이란 게 대내외 평가다. 사실 그는 이보다 앞선 2021년에도 14대 협회 '대구문학 디지털화 추진위원장' 소임을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그 능력을 증명해 냈다. 협회가 발행하는 '대구문학'(1983년 12월 창간, 현재 격월간호)을 대구시가 운영하는 전자책 사이트 '대구문화예술 디지털 아카이브'에 탑재되도록 한 것이다. 창간호부터 당해 시점까지 170여 권에 이르는 자료를 수집해 PDF파일로 변환하고 저작권 허락까지 받아야 하는 방대한 일을 그는 수반 비용까지 모두 부담해 가며 혼자 달성해 냈다. 그것도 3년 일정이었던 것을 7개월 만에 말이다. 그는 이 일이 본인 문학 인생 최고의 대표 업적이라고 자부심을 표했다.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서는 "협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일도 남아 있고 또 이상화, 이장희, 현진건, 김성도 등 대구 근현대 작가들의 문학관을 건립하는 것도 협회 숙원 사업"이라며 "대구 문학 발전을 위해 주춧돌 하나 놓는다는 심정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헌신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안 회장은 경북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김천의 한 중고등학교에서 6년간 교편을 잡았다. 1998년 '시와 시학'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문학에 입문했고 시집 '모마에서 게걸음 걷다'와 '니 누고?'를 펴냈다. 대구시장상, 대구경찰청장상, 대구예술상, 한국예총 공로상 등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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